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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경찰 증거수집 행위 개인정보 안되고, 채증은 되고"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내렸다. 시위 과정에서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선 합헌 판결을 내렸지만, 요양 급여 같은 개인정보를 따로 빼내는 경우에 대해선 위헌으로 결정했다.
 
헌재는 최근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경찰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해 요양급여 내역을 지급받은 행위는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했다.
 
2013년 용산경찰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국철도노조 간부였던 김 모 씨와 박 모 씨의 요양급여 정보를 요청했다. [중앙일보 DB]

2013년 용산경찰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국철도노조 간부였던 김 모 씨와 박 모 씨의 요양급여 정보를 요청했다. [중앙일보 DB]

 
5년 전인 2013년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국철도노조 간부 김모 씨 등 두 명의 위치를 파악할 목적으로 이들이 다닌 병원과 각종 진료 내용, 진료 시기등 등이 포함된 요양급여 내역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았다.
 
이에 노조간부 김씨 등은 "본인 동의없이 건강보험공단이 경찰에 개인 정보를 제공한 행위는 헌법 상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2014년 5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용산경찰서가 이미 위치추적을 통해 철도노조 간부들의 위치를 확인했기 때문에 의료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요양급여 내용을 요청할 필요성이 적었다"고 밝혔다.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는 위헌
불법 시위에 대한 채증은 합헌 

반면 헌재는 불법 시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시위 현장에서의 증거 수집 행위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4대5의 의견이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오른쪽 부터), 안창호,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오른쪽 부터), 안창호,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선고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8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은 신촌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당시 종로경찰서 정보 경찰들은 시위대가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을 계속하자 카메라를 이용해 증거 수집을 계속했다. 이에 대해 연대 로스쿨 학생들은 "초상권뿐 아니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집회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시위가 원래 신고범위를 벗어난 다음부터 채증이 진행됐고, 불필요한 마찰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었으므로 채증행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이수 재판관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4명은 "여러 개의 카메라로 집회 참가자의 얼굴을 근거리에서 촬영하는 것은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 결정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놨다. 한 총경급 인사는 "어쨌든 인권 경찰로 가는 과정이고, 수사나 채증에 대해서 헌재가 큰 방향을 설정해주면 경찰도 시대에 맞게 반응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력계를 돌며 10년 넘게 수사만 해온 일선 형사는 "솔직히 노동청이나 근로복지공단에서 정보를 얻어 수배자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헌재 결정으로 인해 현장에서 어려움이 생길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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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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