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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가 함께 말린 '청년상인 아구포' 잘 팔리네

신마산 아구포. 위성욱 기자

신마산 아구포. 위성욱 기자

정부가 2016년부터 전통시장 청년 상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청년몰 사업이다. 전통시장의 빈 점포도 활용하고 청년상인들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쇼핑몰이다.  
 
그러나 청년상인 생존율은 낮다. 지난 5월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발표한 ‘청년몰 창업 현황’ 자료를 보면 2016년 사업에 선정된 전국의 14개 시장 274개 점포 중 65개 점포가 휴·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는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청년상인들이 의욕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영업 등에 한계에 부딪혀 도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윤피쉬앤 송민찬 대표. 위성욱 기자

윤피쉬앤 송민찬 대표. 위성욱 기자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시장 청년몰에 입주한 한 청년기업가가 창원시·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대동백화점 등의 지원을 받아 유통망을 넓혀가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경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20대 청년상인 송민찬(25) 대표 얘기다. 송 대표는 대학 3학년 겨울방학 때 우연히 친척 소유의 냉동창고에서 일한 적 있다. 그때 싼값에 들어온 수산물이 다시 비싸게 팔리는 것을 보고 수산물 유통회사를 차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첫 사업 아이템이 ‘신마산 아구포’였다. 아구는 아귀의 사투리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TV 프로그램 ‘윤식당’에서 이름을 딴 ㈜윤피쉬앤’이라는 수산가공식품 유통업체를 차려 마산지역의 특산품인 아귀를 포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 11월 아구포 개발 사업계획서를 신용보증재단에 제출해 청년상인 지원금 1000만원을 받으면서 제품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송 대표는 “기존 아구포는 아구의 함유량이 50%대인데 우리 제품은 90%에 달한다”며 “가격은 기존 것보다 좀 싸게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창원 대동백화점 식품관에 진열된 아구포를 직원이 정리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창원 대동백화점 식품관에 진열된 아구포를 직원이 정리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문제는 만들어진 제품을 유통하는 부분이었다. 여기서 힘이 돼 준 것이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이다. 이 재단은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위탁을 받아 청년몰을 지원하는 곳이다. 재단은 송대표와 함께 만들어진 아구포의 유통방법을 고민하다 역시 재단에서 지원을 받는 나들가게를 활용하기로 했다. 기존 나들가게에 들어오는 공산품과 달리 아구포를 창원에서 처음으로 청년상인이 자체 납품하는 첫 PB상품(private brand goods, 유통업체 상표로 판매되는 상품)으로 선정해 창원지역 250개 모든 나들가게에 유통한 것이다. 네이버 인터넷 쇼핑몰인 ‘도시 청년 어부’도 활용했다.  
 
이 과정에 지난 5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1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맛이 다른 ‘아구포 3총사’를 개발해 향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미더덕 등 수산물을 이용한 천연 조미료를 개발하겠다는 송 대표의 사업계획이 심사에 통과한 덕분이다.    
 
백화점측은 신마산 아구포가 좀 더 잘 팔리게 하기 위해 식품관 가장 앞쪽에 진열해 놓았다. 위성욱 기자

백화점측은 신마산 아구포가 좀 더 잘 팔리게 하기 위해 식품관 가장 앞쪽에 진열해 놓았다. 위성욱 기자

그는 이달 초부터 창원 대동백화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첫 목표를 이뤘다. 이때도 재단의 도움이 컸다. 송 대표를 대신해 창원시와 재단이 여러 차례 발품을 팔아 백화점에 들락거리며 청년상인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백화점 측도 여기에 호응하면서 판매를 허락받았다. 백화점은 다른 입점 점포들이 매출의 20~30%를 수수료로 백화점 측에 줘야 하지만 송 대표는 10%대로 크게 수수료를 낮춰 경쟁력을 갖게 했다. 이렇게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현재 송 대표의 전체 매출은 월 700만~800만원 수준에 달했다. 내년엔 연 2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송민찬 대표가 자신이 만든 아구포를 보여주고 있다. 위성욱 기자

송민찬 대표가 자신이 만든 아구포를 보여주고 있다. 위성욱 기자

 
송 대표는 “청년상인을 살리겠다는 지역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정도 궤도에도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는 10월 이마트의 청년상인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에 도전할 계획인데 여기에 선정되면 전국 이마트 등으로 유통망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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