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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무덤서 부활한 미국 유통업체 … 한국은?

최지영 산업부 기자

최지영 산업부 기자

한국 유통의 2~3년 뒤 모습은 미국과 일본이 지금 겪고 있는 현실에서 엿볼 수 있다는 게 통설이다. 특히 온라인과 맞닥뜨린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를 짐작하기 위해 전문가와 업계는 미국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온라인 유통 거인 아마존에 밀려 사망 선고를 받은 줄 알았던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요즘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한다.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더 편하고 빠르게 해 주는 것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특이하다. 아무리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져도 매장에 직접 가서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고객은 항상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더 쉽고 더 빠르게 쇼핑할 수 있게 해 주는 아마존의 장점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쇼핑몰 타깃은 덩그러니 넓기만 한 대형 점포를 줄이는 대신 올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소형 매장을 대학 캠퍼스 주변에 집중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쇼핑용품을 전화로 주문하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직원이 와서 주문한 제품을 실어준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고객이 환불할 제품을 박스에 넣어 놓기만 하면 직원과 대면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대형마트 월마트는 고객이 원하는 식료품을 대신 골라 포장해 주는 2만5000명의 ‘퍼스널 쇼퍼’를 고용했다. 잡화점 달러 제너럴은 쇼핑할 곳이 적은 시골 동네인 남부와 중서부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900개 점포를 올해 새로 연다.
 
변화는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타깃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코넬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성공의 핵심은 새로 바뀐 매장과 서비스”라고 말했다. 13년 만에 분기 기준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한 사실을 공개한 자리에서다.
 
오프라인 매장의 부활은 곧 일자리 증가를 뜻한다. 미국 입장에선 더 고무적이다. 지난 2월부터 매달 5만여 개의 유통 관련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는 게 미국유통연합의 집계다.
 
한국의 오프라인 유통은 어떤가. 온라인과 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미국과 흡사하다. 미국이 겪지 않고 있는 내수 부진과 규제까지 겹쳐 악전고투 중이다. 롯데·이마트(신세계)·현대·홈플러스 등 대기업들만 봐도 폐점하려 하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백화점·대형마트가 최소 10곳 이상이다.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강도가 미흡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한 개마다 약 5000개, 백화점은 하나당 평균 1604개 일자리가 생겨난다. 일자리 창출 엔진이 완전히 식기 전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복합쇼핑몰 규제 같은 정부의 발목 잡기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지영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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