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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사단, 얼굴 붉히더라도 북 비핵화 의지 끌어내야

빈사 상태의 북한 비핵화를 되살려야 할 대북 특사단이 오늘 방북한다. 반년 전 1차 특사단 방북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활기를 띠었던 반면 지금 비핵화 과정은 비틀거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소집해 막판까지 전략을 고심했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북·미 간에 스며든 불신이다. 미국은 북한이 마땅히 내놔야 할 핵·미사일 리스트나 비핵화 일정을 제출하지 않아 비핵화의 뜻이 원래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북한은 인질 석방, 핵실험장 폐쇄에 이어 미군 유해 반환까지 성의를 보였는데도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종전선언과 같은 조처를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이런 터라 이번 특사단이 중재를 위한 타협안을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해 기만전술을 편다면 이는 엄청난 재앙을 자초하는 일임을 북측에 각인시키는 일이다. 요즘 북한 측 언행을 보면 미국을 움직일 지렛대로 우리 정부를 이용하려는 속셈이 역력하다. 미국과 틀어지면 노상 써먹던 ‘통남봉미(通南封美)’ 전략이다.
 
그러니 북·미 관계가 나아지지 않으면 비핵화 노력이 물거품이 될 거라는 절박함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자칫 북한의 장단에 놀아날지 모른다. 남북 교류로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한 뒤 비핵화를 끌어내겠다는 정부의 전략도 위태로워 보인다. “필요하면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은 미국과의 틈을 벌릴 수 있다. 특히 비핵화 협상을 살려야 한다는 초조함 때문에 북한의 뜻을 왜곡해 미국 측에 전하면 우리마저 믿음을 잃게 된다. 지금은 특사단이 얼굴을 붉히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끌어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해 위기가 재연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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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