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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탐구]“정치는 더러운 것”…적 때리며 내부단결한 이해찬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되면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2007년 『청양 이 면장 댁 셋째 아들』 중)
“극우ㆍ보수 세력들을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2017년 4월 30일 대선 유세 중)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07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한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리더십 전문가는 “이 대표는 피아 구분에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적과 나를 구분하고, 적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에겐 ‘버럭ㆍ호통ㆍ싸움닭’ 같은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는다. 그 상대는 대체로 보수 정치집단(자유한국당 계열)이었다.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지역경선 합동연설회에 당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 [중앙포토]

2012년 제18대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지역경선 합동연설회에 당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 [중앙포토]

 
 ◇책사형 리더=“나는 리더에 잘 맞지 않아요. 리더를 도와주는 데는 대단한 장기가 있어요.” 2010년 발간한 책 『문제는 리더다』에서 자신을 이렇게 말했다. 계파 정치를 이끄는 것보다는 정책 입안에 적성이 맞다는 게 스스로의 평가다.
 
 그가 리더로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건 교육부장관(98년2월~99년5월)과 국무총리(04년6월~06년3월)를 하면서다. 의외로 장관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가장 후회되는 선택은 교육부장관에 간 거예요. 전혀 준비없이 임명됐어요. 나중에 보니 무지하게 어려운 분야더군요.”(『문제는 리더다』중)
 
 국무총리 때는 책임총리를 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다음은 2005년 2월 14일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이 총리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맞붙었다.  
 
 ^홍준표=“살풀이를 해야겠지요.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은 심했지요.”(※2004년10월 이 총리는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했음.)  
 ^이해찬=“작년에 다 말했습니다.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하세요.”(홍 의원을 노려봄)
 ^홍=“야당 폄훼 발언을 한 일이 있습니까.”
 ^이=“5ㆍ16 군사정부 때는 총리가 의원들 야단도 쳤습니다.”
 ^홍=“언론과 방송도 총리 발아래에 있습니까.”
 ^이=“그만 하세요!”  
2005년 이해찬 총리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우)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5년 이해찬 총리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우)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호통ㆍ버럭 총리’ ‘싸움닭 총리’ 등의 수식어도 이때쯤 달렸다. 이 때문에 정국은 내내 냉각기였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 저자인 정두언 전 의원은 “자기 할 말하고 장관들 야단도 칠 줄 아는 총리다운 총리였다”고 평가했다. 신호창 서강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부)는 “(과거) 정책 고객인 국민에게 풀어가는 방식에 성급한 면은 있었다”며 “하지만 그의 언행과 판단과정을 보면 강성과는 거리가 멀다.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장관한 것은 후회…준비없이 맡아”
 
 ◇“정치는 더러운 것”=이 대표의 정치 철학은 분명하다. 표를 의식한 이미지 정치를 경계하고 비난을 받더라도 결과를 잘 내면 된다는 것. 지난달 31일 민주당 워크숍에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성과를 내야 한다”거나, 4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언급한 “상인의 현실감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담집 『문제는 리더다』에서 그는 “정치는 더러운 것이다. 최상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건데 어떻게 좋게만 할 수 있느냐”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책에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사람의 본성, 권력의 노골성도 느끼고, 정치나 사회의 적나라한 면도 많이 봤죠…. 그게 바로 나의 자양분이 되고,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커다란 소스가 돼 주었죠.”
 2007년 북한을 방문하고 온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가 방북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2007년 북한을 방문하고 온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가 방북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제는 앞으로다. 서울대 72학번 동기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해찬은 여전히 개혁적이고 판단력이 뛰어나다. 사람들이 늙었다고 하는데 생각은 가장 젊은 사람이다. 잘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우려도 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의 케미스트리(궁합ㆍ호흡)가 잘 맞는지 모르겠다. 이상하게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리더십센터장은 “이 대표는 모든 것을 앞에서 지시ㆍ지휘하듯 이끌어가는 스타일”이라며 “(갈수록) 협치보다는 이념지향적 또는 사회개혁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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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