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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를 캔버스로 '큰 그림' 그렸던 설치미술가 전수천

2005년 9월 미국 뉴욕 펜실베이나 역 승강장에서 흰 천으로 덮은 암트랙 기차에 출발 신호를 주던 설치미술가 고 전수천씨. 기차를 붓 삼고 미국 대륙을 캔버스 삼아 움직이는 드로잉을 그리는 그의 통 큰 프로젝트는 당시 미술계의 큰 화제였다. [중앙포토]

2005년 9월 미국 뉴욕 펜실베이나 역 승강장에서 흰 천으로 덮은 암트랙 기차에 출발 신호를 주던 설치미술가 고 전수천씨. 기차를 붓 삼고 미국 대륙을 캔버스 삼아 움직이는 드로잉을 그리는 그의 통 큰 프로젝트는 당시 미술계의 큰 화제였다. [중앙포토]

2005년 9월 흰 천을 씌운 기차로 미 대륙을 횡단하는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로 유명한 설치미술가 전수천씨가 4일 오전 별세했다. 71세. 전북 정읍 출신인 고인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업을 포기했다가 뒤늦게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입대해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군대에서 모은 돈으로 일본 유학을 떠나 무사시노 미술대 회화과를 수료하고, 와코대 예술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프랫대 대학원을 다녔다.
 
1989년 서울올림픽 1주년 기념 한강 수상 드로잉전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고, 1993년 대전엑스포 상징 조형물인 '비상의 공간'을 만들었다.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2005년 미국 대륙을 흰 천을 씌운 기차로 드로잉하며 횡단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화제가 된 설치미술가 전수천씨의 드로잉 작품.[중앙포토]

2005년 미국 대륙을 흰 천을 씌운 기차로 드로잉하며 횡단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화제가 된 설치미술가 전수천씨의 드로잉 작품.[중앙포토]

 2005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움직이는 드로잉' 프로젝트는 땅을 거대한 캔버스, 열차를 붓으로 삼은 퍼포먼스였다. 한민족을 상징하는 흰 선이 미 동부에서 서부에 걸친 광활한 대지를 캔버스 삼아 긴 선묘를 그리며 7박 8일간 달리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당시 15량에 예술인과 스태프 등 수 십명을 태운 기차는 워싱턴DC-시카고-세인트루이스-가든시티-앨버커키-그랜드캐니언을 거쳐 21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고인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동시에 미술원 교수로 임용돼 2011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예종에서 퇴임한 뒤에는 전주에 창작예술학교 AA(Art Adapter)를 세웠다.
 
자신의 바코드 설치 작품 위에 앉은 설치작가 전수천. 2007년 모습이다.[중앙포토]

자신의 바코드 설치 작품 위에 앉은 설치작가 전수천. 2007년 모습이다.[중앙포토]

 고인은 지난해 12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투병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미경 씨가 있다. 빈소는 전주 전북대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6일 오전 8시. 063-250-1443.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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