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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면 끝장…돼지판 흑사병 '아프리카 돼지열병'(ASF)를 막아라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중국발 여객기에서 나온 짐들 사이를 검역 탐지견이 바삐 돌아다닌다. 중국산 축산가공품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반입금지 품목인 소시지·고기만두 등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지 검색에 나선 검역 본부 직원의 모습도 보인다.
 
중국서 잇따라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 막기에 검역 당국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지난달 25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귀국한 한국 여행객이 갖고 온 순대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정부가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정부는 최근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국내로 들여온 가공육 제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을 확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는 최근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국내로 들여온 가공육 제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검출을 확진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ASF는 인체에 해를 주지 않지만, 돼지 치사율은 100%에 이른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구토·출혈 증상을 보이다가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장재홍 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과장은 “이 병은 치료제나 관련 백신이 아직 없어 일단 퍼지면 차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SF는 농장 일꾼들의 오염된 신발·옷, 장비를 거쳐 빠르게 전파된다. ASF 바이러스는 열이나 낮은 온도 모두에 강해서 병을 뿌리 뽑기 어렵다.     
 
지난달 3일 중국 선양에서 처음 확인된 ASF는 총 7차례 발생했다. 8월 말 주춤하는가 싶던 ASF는 이달 들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 2일 안후이(安徽)성 쉬안청(宣城)에 위치한 2개 농가에서 이 병에 걸린 돼지 134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3일에도 같은 시의 다른 농가 1곳에서 추가로 발병해, 돼지 308마리 중 83마리가 폐사했다.  
 
중국 정부가 3만7000마리 이상의 돼지를 도살하고 감염 농장은 격리 조치하면서 중국 내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농림부 자료를 인용해 돼지 열병이 중국서 처음 발생한 8월 이후 현재까지 돼지고기 가격이 평균 8% 올랐다고 보도했다.
 
ASF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생했다. 유럽의 경우 1960년대 일어난 뒤 90년대에 없어졌다가 2007년에 조지아에서 다시 발병하면서 현재 동유럽과 러시아 등지에 남아 있다. 올해 중국에서 발병하면서 가까운 한국 내에도 전염 우려가 커졌다.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이 병이 아시아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중국과 육로로 연결된 한반도와 동남아가 취약하다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이 병이 처음 발생한 랴오닝 성과 북한의 직선거리는 200㎞다.
 
인천공항은 해당 바이러스에 오염된 축산가공품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에 검역 탐지견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X레이 검사도 강화했다.
 
중국발 항공기 내 잔반 처리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기내 잔반 처리업체(27곳)에 대해서도 일일점검이 시행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심코 해외에서 들여오는 축산물이 우리 축산업계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여행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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