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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방북 하루 앞둔 北 “미국, 남북관계 막으며 심술”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을 하루 앞둔 4일 미국을 향해 남북 관계 진전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서다. 신문은 이날 ‘북남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앞길을 막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된 이후 미국에 대한 직접 비난은 삼가해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방북을 목전에 두고 남북 관계 교착 상태를 미국 탓으로 돌리며 불만을 쏟아냈다.
 
왼쪽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앙포토]

왼쪽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앙포토]

 
이 논평은 우선 미국의 태도가 변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판문점 선언에 쌍수를 들어 찬동을 표시하고 싱가포르 수뇌 상봉(정상회담)에서 (중략)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역사적 흐름을 적극 추동하기로 확약했다”며 “그러나 오늘 미국은 참으로 별나게 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과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 조사, 개성공단 재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미국이 “사사건건 걸고들며 예정된 북남 수뇌회담까지 마뜩지 않게 여기고 있다”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중략) 핵대결보다는 외교적 해결이 더 좋다고 하던 그 미국이 맞는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거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남문제 해결과 관련한 책임이 미국 대통령의 어깨 우에(위에) 올라 있다, 그것은 명백히 내가 세계를 위해 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일이라고 피력하였었다”고 하면서다. 논평은 이어 “미국은 흉포무도하게 북남관계를 가로막는 것이 곧 제 앞길을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북과 남이 화합하니 소외감을 느꼈거나 민족자주라는 함성이 폭탄소리처럼 들리는 것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천리 강토를 두동강낸 장본인”이라거나 “북남관계에 빗장지르는 것은 인륜을 거스르는 야만행위” "심술을 부린다" “남의 눈에 눈물을 내면 제눈에는 피가 난다”는 표현도 동원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5일 2차로 방북하는 특사단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만날지, 만난다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가 핵심이다. [중앙포토]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5일 2차로 방북하는 특사단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만날지, 만난다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가 핵심이다. [중앙포토]

 
신문은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논평은 “미국이 중국과 로씨야(러시아), 이란 등 세계 도처에서 제재 그물을 치고 있다”며 “사정없이 휘둘러대는 제재의 도끼질이 제 발등을 찍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논평에선 북한 특유의 막말 비난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도 거명한 작심 비난이지만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미국에 대해 비난 일변도로 임하는 대신 “북남관계가 열릴수록 미국의 앞길이 트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또 “미국이 초대국다운 여유를 보인다면 지금보다는 미국의 처지도 나아지고 세계도 편안해질 것”이라는 표현도 썼다. 비판은 하되 미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날 노동신문은 대북 특사에 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남측에 대해선 “북남관계의 동력도 우리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속도도 우리가 정한 시간표에 달려 있다”며 남북 관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압박을 강화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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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