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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형 항모 용역사업 유찰…추진동력 잃나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올라온 해군 연구용역 입찰 진행 사항. 무응찰로 유찰됐다고 기재돼 있다. [방사청 화면 캡쳐]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올라온 해군 연구용역 입찰 진행 사항. 무응찰로 유찰됐다고 기재돼 있다. [방사청 화면 캡쳐]

 
해군이 지난달 입찰공고를 낸 연구용역이 결국 유찰됐다.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아 해군이 한 차례 재공고를 냈지만 결국 무산됐다. 그런데 이 용역은 해군 출신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기던 사업에 대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국방부와 군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4일 해군에 따르면 해군본부가 지난달 27일 연구용역 재입찰을 낸 ‘LPH 미래항공기 탑재운용을 위한 개조ㆍ개장 연구’가 유찰됐다. 이 연구용역은 지난달 17일 이미 한 차례 유찰됐다. 유찰사유는 무응찰이다. 아무도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해군 관계자는 “두 차례 유찰이 됐기 때문에 해군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연구하겠다”며 “연구용역 유찰은 사업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연구용역의 기간이 3개월밖에 안 돼 기한이 촉박하고, 용역비가 4500만원으로 빡빡한 탓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연구용역이 ‘송영무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이 선뜻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얘기도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송영무 장관이 교체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업체들이 사업이 중간에 무산될 것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4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독도함급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LPH-6112) 진수식이 열렸다. 송봉근 기자

지난 5월 14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독도함급 대형수송함 2번함인 '마라도함'(LPH-6112) 진수식이 열렸다. 송봉근 기자

  
해군이 입찰공고한 연구용역은 해군의 대형 상륙함에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운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F-35B는 F-35의 수직 이ㆍ착륙 버전이다. 좁은 장소에서도 이륙과 착륙이 가능하다. 미국 해병대가 F-35B를 운용하고 있다.

 
해군은 기존 대형 상륙함을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소형 항공모함 크기의 새 대형 상륙함을 건조하는 것이다. 기존 대형 상륙함인 독도함이나 마라도함은 F-35B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격납고에서 갑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바꿔야 하며, 갑판은 더 두껍고 강도가 높은 철판으로 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는 계산에 따라 신형 상륙함 건조로 방향을 틀었다. 새 대형 상륙함은 독도ㆍ마라도함(1만4600t)보다 덩치를 더 키워 4만t 정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정도 크기면 소형 항공모함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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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형 상륙함 건조 사업은 송 장관이 직접 챙겼다. 그는 지난 5월 해군 관계자들을 모아 “내가 해군참모총장 시절 3번함(새 대형 상륙함) 사업까지 다 짜놨는데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아직도 진행하지 못하는가”라며 질책했다고 한다.
 
해군은 2005년 독도급 대형 수송함의 1번함인 독도함을, 지난 5월 2번함인 마라도함을 각각 진수했다. 해군은 대형 수송함의 함명을 동(독도)ㆍ남(마라도)ㆍ서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 이름을 붙인다. 그래서 3번함은 백령도함이 유력했다.
 
단 송 장관은 해군참모총장으로 있을 때 3번함을 가칭 신도함으로 지었다. 신도는 평안북도 용천군 압록강 하구로부터 약 12㎞ 떨어진 섬이다. 동경 124° 10’ 47”로 한반도 최서단에 자리 잡았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수직으로 이륙 또는 착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 항모보다 작은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국 해군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포토]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수직으로 이륙 또는 착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형 항모보다 작은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국 해군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포토]

 
3번함은 원래 노무현 정부 때 건조 계획이 잡혔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노무현 정부는 장차 주변국과의 분쟁에서 미군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싸울 수 있는 대양해군을 건설하기로 계획했다”며 “이에 따라 독도급 3척 건조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상대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뒤 3번함 건조 계획을 취소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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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