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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넘었다" 시간 끌어 보이스피싱 막은 은행직원들

3일 경주경찰서가 보이스 피싱 사기를 예방한 국민은행 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사진 경주경찰서]

3일 경주경찰서가 보이스 피싱 사기를 예방한 국민은행 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사진 경주경찰서]

지난달 27일 오후 4시 경북 경주 국민은행 서라벌지점. 50대 여성이 헐레벌떡 은행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은행 창구 운영시간이 끝나기 직전이었다. 이 여성은 창구에 있던 이경순 대리에게 다짜고짜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장에 있는 930만원을 당장 빼서 계좌 이체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리는 고액을 다급하게 송금 요청하는 여성을 보고 전화금융사기임을 직감했다. 뒤에서 지켜보던 김병수 부지점장도 당황해하는 직원과 여성의 표정을 보고 상황을 파악했다. 김 부지점장은 은행 내 소비자보호부에 상대계좌가 범죄 계좌임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성이 돈을 보내려는 계좌가 범죄 계좌임을 확인한 직원들은 여성에게 "보이스피싱 대포 통장이라서 돈을 보내면 안 된다"며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은 이미 세뇌당한 상태였다. 그는 "내 돈인데 왜 마음대로 하느냐"며 은행 측에 항의했다. 
 
여성이 완강하게 요구하자 두 직원은 "4시가 넘어서 전산이 지체되고 있다"며 시간을 끌었다. 그 사이 은행에서는 인근 동천파출소에 "보이스피싱 범죄가 의심되나 피해자 설득이 어렵다"며 신고했다. 경찰관 2명이 여성의 남동생과 은행으로 왔다. 그제야 여성은 보이스피싱이라는 말을 믿게 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경주 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인 여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저금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상담하던 중이었다. 조직원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마이너스 통장이 개설된다고 피해자를 설득했다. 
 
상담 내용으로 피해자의 대출 내역이 파악되자 3~4명의 조직원이 "카드사 직원입니다", "저축은행 직원입니다" 등 전화를 돌려 가며 대출금을 갚으라고 했다. 여성은 총 1500여 만원을 입금했고 위조된 영수증도 받았다.
 
김 부지점장은 "피해자가 받았다는 영수증을 봤는데 생각보다 감쪽같았다"며 "이미 세뇌돼 설득이 어려웠으나 금융 사기의 경우 마음의 상처가 오래 남는다는 점을 알기에 직원들이 최대한 붙잡고 있었다"고 했다. 
 
경주 경찰서는 3일 김 부지점장과 이 대리에게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공로로 감사장을 전달했다. 배기환 경주경찰서장은 "관내 금융기관과의 전화 핫라인 구축을 통해 앞으로도 전화금융사기 상황 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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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