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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어 소주까지? 건강증진부담금 논란에 "서민들만 죽어난다"

소주·맥주에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논의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건강보험공단은 '재정 확충'을 내세웠지만 서민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포토]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건강보험공단은 '재정 확충'을 내세웠지만 서민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포토]

건강보험 재정 확대를 위한 ‘묘안’인가, 서민증세 ‘꼼수’인가. 소주·맥주 등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주류에 별도의 부담금이 매겨지면 소주·맥주의 가격은 지금보다 20~30% 오르게 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 등 국민적 반발이 거센 이유다.
 
이른바 ‘소맥(소주ㆍ맥주) 부담금’에 대한 건강보험의 입장은 ‘필요성은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로 요약할 수 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3일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주류세를 인상해 건강증진부담금을 확보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술은 담배 이상으로 국민 건강에 피해를 준다.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충분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당장 정부나 공단이 그런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필리핀이 최근 콜라ㆍ과자 등 단 음식에 설탕세를 도입했는데 논의에 25년 걸렸다고 한다”며 주류세 인상 논의를 시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발언이 SNS 등에 “정부가 주류세를 추진한다”고 잘못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고갈되는 건강보험 재정…재원 확충 시급 
올해 7년만에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금 역시 고갈시점이 다가오면서 건보공단으로선 재정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중앙포토]

올해 7년만에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립금 역시 고갈시점이 다가오면서 건보공단으로선 재정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중앙포토]

올해 건강보험 재정은 7년 만에 적자가 예상된다. 1조1000억원 규모다. 내년 적자폭은 3조7000억원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조원에 달하는 적립금도 2026년이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건보공단은 지난 6월 내년도 건보료를 3.49%나 올렸지만 적자 폭이 커지면서 기금이 고갈되는 시점이 점차 앞당겨지는 상황이다. 건보공단이 이러한 ‘재정 확충’하는데 소맥 부담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류 부담금은 재정을 확충하면서도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는 합리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도한 음주로 건강이 악화된 사람들의 치료비가 건강보험료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비음주자 입장에선 과도한 음주로 병에 걸린 사람들의 병원비를 내기 위해 더욱 큰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다.  
 

실제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9조4000억원(2013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달한다. 흡연(7조1000억원)이나 비만(6조7000억원)보다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음주운전 사고·질병 등의 비용이 훨씬 큰 셈이다.  
 
담배 이어 소주·맥주까지…"서민증세 위한 꼼수"  
2014년 담뱃세가 인상되며 한 갑당 2500원 수준이던 담배는 현재 4100~5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소주와 맥주 역시 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면 가격이 20~30% 오르게 된다. [중앙포토]

2014년 담뱃세가 인상되며 한 갑당 2500원 수준이던 담배는 현재 4100~5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소주와 맥주 역시 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면 가격이 20~30% 오르게 된다. [중앙포토]

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용이 건강보험료에서 나가는 만큼 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겨 흡연자의 조세 부담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담배에는 한 갑당 841원의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한다.  
 
문제는 ‘민심’이다. 담배에 이어 주류 가격까지 치솟게 되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앞서 18·19대 국회에서도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거센 반발에 밀려 무산됐다.
 
특히 소주·맥주의 경우 대표적인 ‘서민 술’이라는 점에서 건강증진부담금이 매겨질 경우 ‘담배세’ 이상의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원 이영진(31)씨는 “고된 하루일과를 마치고 동료·친구들과 소맥 마시는게 유일한 낙인데 부담금까지 따로 매기면 서민들은 숨 쉴 구멍조차 없어진다”며 “음주가 건강을 해치는 행위라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4일 “건강보험 재정 확충을 위해 주류에 대한 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으며,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며 일축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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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