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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용부, 닷새 동안 경총 샅샅이 턴다

고용노동부가 3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대대적인 감독에 착수했다. 고용부가 경제단체 사무실에 상주하며 업무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적폐청산을 강조한 뒤 이틀 만이다.
 
고용부는 이날 오후 노동정책실 직원 10여 명을 서울 마포구 대흥동 경총 사무실에 보냈다. 이번 지도감독은 7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된다. 고용부는 “법인 사무는 물론 재산변동과 같은 회계 검사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법인의 목적 사업 이행과 수익사업의 적정성, 각종 신고사항의 이행 여부와 같은 법인 사무 전반이다. 심지어 등기 및 재산목록 비치 여부도 검사한다. 또 재산 확보 상황과 처분 여부, 법인 재산의 사원 분배 여부와 같은 회계검사를 진행한다. 사실상 경총의 모든 업무를 샅샅이 들여다보는 셈이다.
 
김민석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적폐청산과는 관계가 없다”며 “송영중 전 부회장이 해임되면서 제기한 경총의 세금포탈과 회계부정 의혹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또 “예산 집행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제기한 연구용역의 적정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총은 고용부가 허가(1970년)한 유일한 사용자단체다.  
 
재계 “경총 다잡기 위한 정부조사 의심” 
 
민법 37조에 따라 경총의 주무 관청은 고용노동부다. 고용부는 이를 근거로 “‘고용부 소관 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을 적용해 지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규칙에 따르면 불가피한 경우 법인을 대상으로 참고자료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이 법인을 검사할 수 있다. 그러나 관련 법이 시행된 이후 경총을 대상으로 이번처럼 대대적인 전면 조사를 한 적은 없다.
 
경총 관계자는 “경총에 대한 지도감독은 1980년대 말 한독직업훈련원의 비리로 업무 전반에 걸쳐 시행한 이후 거의 30년 만”이라며 “그러나 당시는 정부 산하 모든 직업교육기관에 대해 벌인 것으로 경총만 단독으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정책관은 “이번처럼은 아니지만 이전에도 지도감독을 하고, 자체 이사회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책임을 묻도록 지도했었다”고 말했다. 10여 명을 투입해 전면 감독을 벌인 적은 없다는 얘기다.
 
고용부 조사 결과 법 위반이 적발되면 사안이 경미할 경우 시정조치나 과태료 부과로 끝난다. 그러나 ▶법인의 설립 목적 이외 사업을 한 경우 ▶설립 허가 조건에 위반한 경우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로 판정받으면 허가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적폐청산 지속 발언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며 “특히 신임 장관 후보자가 발표된 뒤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경총을 다시 한번 다잡고 경제단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총은 지난해 9월 말 고용보험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됐다. 고용보험위원회는 근로자와 기업이 매달 일정액을 내서 조성한 고용보험기금의 집행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위원회가 설립된 뒤 지금까지 경총은 사용자 대표 기관의 자격을 인정받아 사실상 당연직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고용부 안팎에선 경총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서 현 정부 출범 초 김영배 전 경총 부회장이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일자리 정책을 비판했다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공개적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는 올해 2월 물러났다. 후임은 송영중 전 고용부 기획관리실장이 맡았으나 사무국과 갈등을 빚다 3개월 만에 해임됐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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