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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제조기업 2세의 절규

최은경 내셔널팀 기자

최은경 내셔널팀 기자

“‘어렵다는 건 옛말, 이젠 끝났다’는 말이 가슴에 너무 와 닿았습니다. 많은 제조기업 오너가 기업 축소, 매각, 해외 이전 외에 다른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많은 기업가를 만났지만 아무도 과거처럼 매출 증대와 성장을 외치지 않았습니다. 최저임금제, 주 52시간 근무제로 그들의 결정이 옳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오래전 기업들이 사업 축소를 결정한 데다 미래산업이 재편된 상황에서 어떤 부양책도 현장에 먹히지 않을 것입니다.”
 
제조기업 경영 2세가 ‘불 꺼진 공단’의 위기를 다룬 “40명 먹여 살린 생산라인, 이젠 고철 신세…다 끝났다”(중앙일보 8월 31일자 8면) 기사를 읽고 보내온 글의 일부다. 글을 쓴 최영찬(39)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는 30년 된 부산의 조선 기자재 제조기업인 선보그룹 창업주 최금식(65) 회장의 아들이다. 최 대표는 “2015년에야 조선업 위기가 본격적으로 알려졌지만 현장에서는 2010년부터 위기를 느꼈다”며“인위적 정책으로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말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최 대표뿐 아니라 취재 현장에서 만난 제조기업 사장들 역시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6년 동안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를 경영하다 지난 3월 폐업한 어느 사장은 “새로 사업을 하더라도 인건비 때문에 제조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북구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은 “다시 제조업을 하면 내가 미친놈”이라며 정부에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최 대표는 글에서 원천기술, 기존산업 기반, 창업·투자가 합쳐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위기 타개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선보그룹에서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다 2016년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런 시도가 일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본 대부분의 기업이 사업을 유지하는 데도 버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공장 매매 현수막, 닫힌 공장 철문, 나뒹구는 기계, 수년째 비어 있는 공장 터에서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 73.9%라는 통계 수치로는 알 수 없는 기업의 절규가 느껴졌다. 정부는 기업, 특히 중소기업 지원·육성에 적극 나선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공허한 메아리로 여기는 분위기다. 정부의 신속하고 정확한 현장 파악과 신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고임금과 각종 규제에 짓눌린 기업들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최은경 내셔널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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