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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손흥민은 되고 방탄은 왜 안 되나”

병무청이 체육·예술 분야의 병역특례 제도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3일 밝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야구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병역특례 혜택에 형평성 논란이 일어나면서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병역특례 제도를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체육·예술 요원 등 전반적인 병역특례에 사회적인 합의가 더 필요해 재검토를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기 청장은 “병역자원이 안 그래도 부족한데 병역특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부터 검토하려고 한다”며 “병역특례 기준을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재검토는 논의된 바 없다”며 “국민적인 여론 추이를 본 뒤 (해당 제도) 재검토에 착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당장은 병역특례를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는 현역 대신 예술·체육 요원으로 군복무를 대신할 수 있다. 예술·체육 요원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은 뒤 사회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 사실상 병역면제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대표팀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병역특례을 받으면서 최소 11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그의 주급(약 1억2200만원)을 기준으로 21개월 사회복무 요원으로 복무하는 기간을 계산한 결과다. 그런데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정상에 두 번이나 오른 방탄소년단과 같은 대중예술 종사자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방법이 없다는 게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탄소년단 병역 혜택 관련 청원이 잇달아 올라왔다. 국회 국방위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 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 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위 선양을 한 운동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스포츠 선수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주기 시작한 것은 1973년부터다. 박정희 정부는 법(병역 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국가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선발을 거쳐 병역 특례가 가능하도록 했다.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첫 혜택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받았다.
 
전두환 정부 때인 1981년 88서울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올림픽·아시안게임 등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경우도 병역 특례가 가능하다고 대상을 넓혔다. 1990년 스포츠 분야의 경우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 대해서만 병역 면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때 정해진 병역 특례 기준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 틀이 흔들린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다. 당시엔 붉은악마와 거리응원 등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열기로, 축구 국가대표팀이 16강에만 진출해도 병역 면제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정부는 병역특례 대상에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16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을 포함하는 것으로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이 4강에 오르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국방부가 대표팀에게 군 면제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당시 야구대표팀은 24명의 엔트리 중 13명을 군 미필자로 채워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윤성민·이근평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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