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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개강 여신'이 줄었다는데...탈코르셋 운동 효과?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어느 주말에 있었던 일입니다.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외국인 친구가 자꾸만 뒤를 힐끔거리기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저기 저 사람, 한참 전부터 계속 저렇게 화장을 하고 있어.” 돌아보니 한 여성분이 정류장 의자에 앉아 화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장품을 쥔 손이 얼굴은 물론, 목과 쇄골께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며 뽀얀 칠을 남겼습니다. 친구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던진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거야?”라는 물음에 입맛이 씁쓸했습니다.
 
중세시대에 등장한 코르셋은 여성성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을 위해 상반신을 조이는 보정속옷입니다. 당시 여성들은 꽉 조인 코르셋 때문에 활동은 물론 숨 쉬기조차 쉽지 않았지만 ‘아름답고 여성스러워’ 보이기 위해 코르셋을 벗을 수 없었습니다.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 코르셋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으니, 바로 ‘탈(脫)코르셋’ 운동 때문입니다.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들이 사회가 강요해온 ‘여성성’ 프레임을 깨고 주체적인 삶을 찾는 운동으로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긴 머리, 날씬한 몸매, 짙은 화장, 하이힐 등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여성성과 꾸밈노동을 ‘현대판 코르셋’으로 보고 이를 거부하는 대신, 짧은 머리, 민낯, 안경 착용 등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SNS에서는 긴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품을 부순 사진을 공유하며 탈코르셋 이후 달라진 자신의 삶을 공유하는 ‘탈코르셋 전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탈코르셋을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아 “비로소 인형이 아니라 사람으로 사는 느낌”, “남의 시선 때문에 시간, 금전적인 낭비를 하지 않아 삶의 질이 올라갔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학교에도 탈코르셋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는 긴 머리 대신 짧은 머리, 화장한 얼굴 대신 민낯, 원피스와 하이힐 대신 편한 옷차림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개강 여신’ 대신 사람으로 살겠다는 반응도 눈에 띕니다. 개강 여신이란 방학이 지나 오랜만에 만났더니 몰라보게 예뻐진 학생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개강 여신으로 불리기 위해 유행하는 옷과 화장품을 사고, 성형수술, 극단적인 다이어트까지 해왔던 건강하지 못한 관행을 이제는 지양하자는 겁니다. 10대 학생들도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중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요즘엔 틴트나 미백 선크림 등 화장을 하지 않으면 ‘찐따’ 취급을 당한다. 빠르면 4학년, 느려도 6학년쯤에는 다들 화장을 시작한다.”며 탈코르셋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탈코르셋 운동에 대한 동참과 지지가 이어지는 한편, 백래시(반발) 반응도 보입니다. 가장 흔한 반응은“긴 머리도, 화장도 자기만족 때문에 한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스티븐 룩스는 권력을 3가지 차원으로 구분하며, 3차원적 권력인 구성적 권력은 사회 구성원의 사고를 통제하는 권력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여자는 예쁘면 고시 3관왕”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통하는 사회에서 “예쁘지 않아도 된다”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가져올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글중심(衆心)’에서 더 다양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늙어서 미안하다”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디시인사이드
“화장은 자기 의사로 하는 행위이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행동이든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화장을 자기만족이라고 느껴지게 만든 사회적 의식에 대한 틀을 깬다는 의미로서 코르셋을 벗어야 한다는 거임. 정확하게는 누구든 화장을 하든 안하든 머리를 기르든 아니든 사회적으로 입댈 거 하나 없는데 여자는 이래야 한다 화장은 예의지 등등 사회적인 기준점으로 재고 판단하는 게 코르셋을 조이는 거라는 것. 탈코르셋 운동이 다른 의미의 코르셋이 될수 있다고 보여질 수도 있지만 적어도 사회운동은 거세게 일어나지 않으면 의견 자체가 사그라드는 경우가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탈 코르셋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되길 바란다.”
ID’ㅇㅇ‘
#네이버
"꾸미건 안 꾸미건 자유를 줍시다.그런데 현실은 그게 안 돼죠.화장 안하고 직장 나가면 "왜 안하냐"스물여덟인데 "나이가 많네요?" 이러질 않나 결혼하니까 시아버지도 화장하라, 좀 지나니까 친정 아버지도 화장하라, 이놈의 화장 타령은 끝이 없네요. 그거 끊자고 하는 탈코르셋 운동 전 지지해요. 하지만 반대의 강요도 싫습니다. 하고 싶은 사람만 합시다."
ID ‘alpv****’
 
#엠엘비파크
“그냥 혼자 하면 되지 왜 강요를 할까요. 미에 대한 선호는 그냥 생물학적인 본능에 가까운 건데”
ID ‘구릉구릉’
#다음
“외모도 경쟁력이다 이러는 인간들 지친다. 명제 자체도 외모 지상주의의 끝을 보여주는데, 그게 맞다 쳐도 남자랑 여자 외모 꾸미는 걸 동일선상에 두는 것부터 모순이다. 남자가 매일 제모, 화장하고 몸 조이는 속옷을 입나? 매번 다이어트 고민하고 손톱발톱 관리하나? 남자에 대한 외모잣대는 여자와 비교불가다. 그런 짐들을 좀 내려놓겠다는 일부 여자들한테 외모가 경쟁력이라며 조롱하는 남자들은 자격이 1도 없다. 애초에 그들은 여자들만큼 엄격한 외모잣대를 만나본 적 없기 때문이다.”
ID’cs’
#보배드림
“자칭 페미들의 논리는 사회가 여성상을 강요했다. 고로 화장하지 말자. 치마도 안 입고 렌즈도 쓰지 말자 요건데. 원래 미니스커트라는 게 과거 여성의 신체노출이 금기시되던 시절 이에 저항하는 "신여성"들이 입기 시작한 것임. 근데 이젠 치마와 짧은 반바지 모두 버리자면서 신여성 이러고 있음. 화장안하고 이 사회가 강조하는 여성상에서 벗어나자고? 여자의 화장 목적은 자기관리임. 탈코르셋이라 하는거 자체가 또다른 코르셋을 씌우고 있는거다.”
ID '안전제일1순위'
 
#네이버
“여자인 나 그리고 나의 친구들이 학교에 화장을 하지 않고 갔을 때 동기, 선배들은 십중팔구 물어본다. ‘너 어디 아프냐? 뭐라도 좀 발라라’, ‘ㅇㅇ아ㅋㅋ 요즘 왜이렇게 초췌해?’라고. 자신이 들어본 적 없다는 이유로 엄연히 누군가는 겪고 있는 경험을 지우려고 하지 마라.” 
ID 'athe****'
#오늘의 유머
“왜 여자는 남자들이 하는ㅇㅇ를 하면 안돼? 가 아니라 여자는 남자들이 하는 ㅇㅇ를 해야 돼! 로 변해가는 중”
ID '방향치'

정리: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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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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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