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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이정후·여서정 …2년 뒤 도쿄의 별이 될 '자카르타 세대'

[세리머니가 이 정도는 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일본의 결승전이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이승우가 연장 전반에 선제골을 넣은 광고판 위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치비농=김성룡 기자

[세리머니가 이 정도는 돼]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일본의 결승전이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이승우가 연장 전반에 선제골을 넣은 광고판 위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치비농=김성룡 기자

 
아시안게임은 스타 등용문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많은 선수들이 2년 뒤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세계 정상에 섰다. 아시안게임이 선수들에게 경험과 자신감을 불어 넣은 것이다.  
 
'마린 보이' 박태환(29)도 자신의 이름 석자를 처음 알린 무대가 바로 아시안게임이었다. 박태환은 경기고 2학년 때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해 4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이듬해인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땄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은메달과 4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인천 세대'는 리우 금 3개, '자카르타 세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2년 뒤 '도쿄의 별'이 될 새 얼굴이 등장했다. 일명 '자카르타 세대'다. 야구 이정후(20), 축구 이승우(20), 수영 김서영(24), 기계체조 김한솔(23)·여서정(16), 펜싱 오상욱(22) 등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딴 선수는 3명이다. '인천 세대'의 대표주자는 펜싱 에페 박상영(23)이다. 그는 인천 때 단체전에서 리우에선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앙궁 장혜진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에서 단체전 1위에 올랐지만 리우에선 개인·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여자태권도 김소희(24) 역시 인천의 기세를 리우까지 이어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혼영 100m 결승이 2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수영 경기장에서 열렸다. 은메달을 딴 한국 김세영 선수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혼영 100m 결승이 21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수영 경기장에서 열렸다. 은메달을 딴 한국 김세영 선수가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 =김성룡 기자

 
이번 대회 여자수영 개인혼영 200m 금메달, 400m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의 자존심을 지킨 김서영은 매년 기록을 단축하며 성장하는 선수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200m에서 2분08초34를 기록하며 자신이 작고 있던 한국신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일본의 ‘라이벌’ 오하시 유이를 꺾어 의미가 더 컸다. 오하시는 일본이 도쿄 올림픽을 겨냥에 집중 육성하는 선수다. 
 
개인혼영 400m에선 오하시가 김서영을 이겼다. 라이벌 의식이 서로가 함께 발전하는 동력으로 작용한 박태환과 쑨양(중국)의 사례가 참고가 될만하다. 김서영도 "오하시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가는 과정에서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는 친구이자 라이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균 경북도청 감독은 "국제대회 입상을 위해 4개년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시작한 게 2년 전이다. 최종 목표는 도쿄 올림픽"라며 "모든 훈련 과정에서 기록이 많이 단축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절반에도 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금메달을 딴 순간 바로 다음 훈련 계획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서영-여서정, 수영-체조 올림픽 여자 첫 금메달 주인공 될까?  
 
경기체고 1학년인 여서정은 시니어 데뷔 무대나 다름없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정식 여자체조 감독은 "자카르타 현지에 왔을 때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서정이를 견제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서정은 한국 체조의 전설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의 둘째 딸이다. 
 
여 교수는 도마에서 올림픽 은메달(1996년 애틀랜타)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1994 히로시마·1998 방콕)를 목에 건 '도마의 신'으로 불렸다. 어머니 김채은씨 역시 기계체조 국가대표 출신이다. 여서정은 뛰어난 탄력과 체공력으로 부모의 '체조 DNA'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는 평가다. 여 교수는 "서정이는 이제 출발점에 섰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4년 후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아버지가 갖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따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이 30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이정후가 타격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이 30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이정후가 타격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김성룡 기자

 
부녀(父女)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도 나왔다. 야구 대표팀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대표팀 코치와 함게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이종범 코치는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 6경기에 모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4타수 10안타, 타율 0.417를 기록했다. 
 
홍콩전에선 홈런 2개를 터뜨렸고, 일본과 결승전에선 1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국내 무대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야구는 2020년 도쿄에서 정식종목으로 12년 만에 부활한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야구가 가장 기대하는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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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이정후-축구 이승우 "도쿄는 내게 맡겨라" 
 
이정후의 동갑내기 절친인 축구 이승우는 결승전 연장 선제골 등 이번 대회에서만 4골을 넣으며 한국의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정후와 마찬가지로 이승우 역시 이번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향후 국가대표팀 공격을 이끌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승우는 일본과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뒤 일본 기업 광고판을 밟고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담대함과 톡톡 튀는 그의 매력에 국민들은 열광하고 있다. 특히 일본전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축구도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승우는 2년 뒤 22살로 대표팀의 부름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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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선수에겐 아시안게임이 더 특별하다. 금메달은 '병역 혜택'으로 이어진다. 한창의 나이에 공백기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는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기세를 런던 올림픽으로 이어간 '광저우 세대'에는 병역 혜택을 본 선수들이 많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이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구본길(오른쪽)이 후배 오상욱을 위로해 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결승이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구본길(오른쪽)이 후배 오상욱을 위로해 주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이룬 태권도 이대훈(26)과 펜싱 구본길(29)은 첫 참가했던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면제를 받았다. 구본길은 "광저우의 금메달이 있어 지금의 내가 완성됐다"고 했다. 구본길은 2년 뒤 막내로 참가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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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길은 지난 20일 후배 오상욱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만났다. 구본길은 15-14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뒤 구본길은 “기쁘지만, 마음이 좋진 않다. 후배 상욱이에겐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3일 뒤 열린 단체전에서 오상욱의 맹활약으로 이란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그 땐 구본길과 오상욱 모두 활짝 웃었다. 
 
병역 혜택의 좋은 예 '광저우 세대' 
 
이번 대회 24명 펜싱 대표 선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오상욱은 한국 펜싱의 '뜨는 별'이다. 지난해 12월 월드컵(멕시코 칸쿤)과 그랑프리(헝가리 죄르) 개인전에서 연거푸 우승하며 대한펜싱협회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1m92㎝ 큰 키는 유럽 선수들조차 압도한다.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 김정환은 "(오)상욱이는 피지컬이 월등한 데다 스피드까지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금메달을 딴 한국 김한솔이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마루운동 결승이 23일 자카르타 엑스포장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금메달을 딴 한국 김한솔이 연기를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남자기계체조 김한솔은 선배 양학선의 길을 쫓고 있다. 광주체고 2학년이던 2009년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양학선은 이듬해 광저우 대회기계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김한솔은 이번 대회에서 마루 금메달, 도마 은메달을 따냈고, 병역 혜택도 받는다. 
 
도마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 김한솔을 심판에게 인사를 하기 전 세리머니를 했다는 이유로 0.3점을 감점당했다. 결국 홍콩의 섹 와이 훙에게 0.062점 차로 뒤져 은메달을 땄다. 김한솔은 "아쉬움이 크지만 더 성장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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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 교수는 "김한솔은 어렸을 때부터 봤는데 마루, 도마에서 타고난 재능을 보이고 있다. 김한솔은 올해 24세로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할 나이다. 나도 24세 때인 199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앞으로 7~8년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밝혔다.
 
자카르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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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