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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있어야 가입?...연 18% 수익률 부동산 펀드, 서민엔 '그림의 떡''

나인원 한남은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세워지는 341세대 규모 임대 주택단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06㎡(124세대)이 보증금 34억4000만원에 월임대료 110만원으로 공급될 정도의 고급 아파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나인원한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부동산 단기대출채권)에 투자하는 ‘AIP KR RED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 1호’를 판매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에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펀드 시장에도 열기가 가득하다. 사진은 강남 일대 아파트와 건물 전경. [연합뉴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에 열풍이 불면서 부동산 펀드 시장에도 열기가 가득하다. 사진은 강남 일대 아파트와 건물 전경. [연합뉴스]

 
판매 조건은 최소 가입 금액 10억원, 만기 5개월에 연 수익률은 4.0% 변동 금리로 정해졌다. 사모펀드 규정에 따라 49명 한정으로 총 10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예상 인원의 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리는 인기를 누렸다. NH투자증권은 액수를 늘려 1840억원을 최종 모집할 수 있었다.

 
부동산 펀드 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나인원 한남 대출채권 펀드는 한 사례일 뿐이다. 정부 규제도 막지 못하는 부동산 시장 열풍이 펀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부동산 펀드 국내 판매액은 63조55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49조6512억원)과 비교해 28.0% 성장했다. 지난해 8월 50조원을 돌파했고 올 5월 말 60조원선까지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국내 판매액은 7.8% 늘어났고, 채권형 펀드 판매액은 3.3% 도리어 줄었다. 지난해 국내ㆍ외 증시 활황에 힘 입어 주식형 펀드는 판매액에서 선방했지만 부동산 펀드 시장의 급성장엔 따라가지 못했다.

 
올 들어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지난 4월 말 부동산 펀드 판매액(59조7621억원)은 주식형 펀드 판매액(57조7915억원, 혼합형 제외)을 추월하기도 했다.  
 
이유는 수익률에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27일 기준 부동산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임대형 5.72%, 대출채권형 18.84%다. 부동산 대출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국내ㆍ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 기록 중인 북미 주식형 펀드(18.49%)를 앞지를 정도다. 내리막길 코스피 수익률(1년 -3.59%)을 따라 국내 주식형 펀드는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동산 펀드 수익률, 판매액이 동반 증가세이지만 고액 자산가, 기관 투자가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이라 일반 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중앙DB]

부동산 펀드 수익률, 판매액이 동반 증가세이지만 고액 자산가, 기관 투자가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이라 일반 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중앙DB]

 
하지만 일반 투자자는 부동산 펀드 열풍을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이 철저히 사모펀드 위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부동산 펀드 판매액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건 한 번에 수억, 수십억원을 한꺼번에 투자할 수 있는 고액 투자자, 기관투자가 중심의 사모펀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1년 동안(2017년 7월~2018년 7월) 공모 부동산 펀드 판매액이 7828억원에서 6493억원으로 줄어드는 사이 사모 부동산 펀드 판매액은 49조6512억원에서 62조9021억원으로 13조원 넘게 증가했다.

 
일반 투자자가 소액으로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재간접 공모펀드가 있긴 하지만 상품 수는 극히 적다. ‘큰손’이 아닌 소액 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는 해외 부동산 리츠(부동산투자신탁) , 국내 리츠 역시 국내 시장에선 활발히 판매ㆍ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일반 사모펀드에 비해 까다로운 금융 당국의 공모펀드 규제, 고객ㆍ수익성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자산 운용사가 외면하고 있는 탓이다.

 
주식ㆍ채권 펀드 시장의 부진 속에 부동산 펀드 판매액과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범접하기 힘든 ‘그들만의 리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사모펀드와 공모펀드=공모펀드는 이름 그대로 공개적으로 모집(공모)하는 펀드를 말한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자산운용, 외부 감사 등에 있어 사모펀드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사모펀드는 국내 규정에 따라 49인 이하로만 모집할 수 있는 펀드로, 주로 고액 투자자,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다. 비공개로 자금을 모집(사모)한다. 펀드 가입 대상이 적어 공모펀드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규제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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