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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JP모건 주식과 금통위원의 무게

하현옥 금융팀 기자

하현옥 금융팀 기자

기준금리는 원자탄에 비견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일반인부터 금융시장 관계자까지 업종과 소득·지역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 영향을 미쳐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다. 금통위의 결정이 한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다 보니 금통위원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불린다. 때문에 금통위원은 평소에도 발언과 행동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다. 통화정책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어서다.
 
금통위의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논란이 빚어졌다. 임지원 금통위원이 JP모건 주식을 보유한 상태로 5월과 7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해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관보에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임 위원은 취임일(5월 17일) 기준으로 JP모건 주식 6486주(약 8억원 상당)를 보유했다. 그는 “재산 등록을 앞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 7월 초부터 주식을 처분해 27일 주문을 완료했지만, 마지막 주문에서 일부 오류가 생겨 8월 7일 (처분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주식 보유를 제한하지만 해외 주식에 대한 규정은 없다. JP모건 주식 보유는 실정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해관계 충돌에 따른 한은법 위반 논란은 피할 수 없다. 한은법에 따르면 자신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이 있을때 금통위의 심의·의결에서 제척된다.
 
JP모건은 한은이 선정한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 중 하나다. 한은과 예금 및 대출 거래도 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결정에 직접 영향을 받는 한국 채권도 보유하고 있다. 금통위원의 지위가 JP모건의 수익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직무관련자를 규정한 한은 ‘임직원 행동강령’만 살펴도 이해관계가 있다.
 
그런데도 임 위원은 소액주주였던 만큼 이해 상충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런 지적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 금리가 JP모건 주식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공깃돌로 남산을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본다”고 했다. 금통위원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한 듯한 발언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월 신입행원 입행식에서 “중앙은행 존립의 근거는 국민의 신뢰이고 사회는 우리에게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자기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결정권을 가진 금통위원은 4년의 임기와 차관급 대우, 연 3억원이 넘는 보수 등을 받는다. 금통위원이 더 높은 도덕성과 자기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다.
 
하현옥 금융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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