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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남북연락사무소 이달 개소” 미국 “방북 금지 연장”

남측 인력이 지난 7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열기 위해 개보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9월 2일 현재 공사는 모두 완료됐다. [사진 통일부]

남측 인력이 지난 7월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 사무소를 열기 위해 개보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9월 2일 현재 공사는 모두 완료됐다. [사진 통일부]

정부가 이달 초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열기로 밝히면서 한·미 간 엇박자 해소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한·미는 물밑에서 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경유 등의 물자가 대북 반입금지 품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입장차를 노출해왔다. 정부는 당초 연락사무소 개소 목표 시점을 지난달 17일로 잡았다가 ‘8월 중 개소’로 늦췄지만 개소는 결국 무산됐다.  
 
이어 지난 1일 “9월 초”라는 새로운 개소 날짜를 내놨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서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연락사무소는 4·27 남북 정상회담 때 합의된 내용으로 남북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시설이다.
 
새로운 날짜는 정 실장이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더는 연기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 대표단의 수석으로 5일 평양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연락사무소는 아무래도 이번 특사 대표단이 방북을 해서 날짜를 확정 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간 연락사무소 개소 날짜를 놓곤 북한이 가타부타 응답을 주지 않았는데 이번에 대북 특사단이 올라가서 날짜를 정하고 내려온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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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은 그간 연락사무소 개소 등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진행 속도에 우회적이지만 반복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내 왔다. 미 국무부가 연락사무소 개소와 관련해 지난달 말부터 “남북관계 진전은 비핵화 진전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무부는 자체적으로는 별도의 대북 압박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여행 금지조치를 1년 더 연장했다. 이 조치는 지난해 북한에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풀려난 뒤 미국에 돌아왔지만 곧바로 사망한 뒤 내린 대북 보복 조치다. 국무부는 북한여행 금지 연장과 함께 북한에 가려면 ‘유서를 쓰고 가라’는 북한여행 주의보도 발표했다. 여기엔 “북한 방문을 특별히 승인받았다고 하더라도 유서를 쓰고 (사망 후) 보험 수혜자 지정 및 위임장 작성을 완료한 뒤 가야 한다”는 방북 중 사망 대비 권고가 포함돼 있다.
 
미국 의회도 새 대북제재 법안에 여야 간 공감대를 모은 상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1일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이 새 대북제재 법안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 법안의 골자는 대북 금융 업무를 제한하는 것이 될 거라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된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라고 VOA는 전했다.
 
연락사무소 개소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은 경유 반입 등을 놓고 불거졌다. 정부는 연락사무소에서 난방용 등으로 쓰는 경유는 한국이 사용하는 것인 만큼 대북 반입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미국 정부는 누가 쓰건 ‘무조건 반입 금지’라는 원칙론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 정부는 경유를 대북 금수의 최우선 관심 품목으로 간주하면서 경유에 극히 민감해하는 게 감지됐다. 지난달 30일 남북 철도 공동 조사를 위한 열차 시범 운행을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불허한 게 해당 사례다. 북한에 올라가는 열차에 경유를 실은 연료차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방북을 불허했다. 정부 당국자는 불허 직후 유엔사 관계자를 만나 설득했지만 유엔사 측은 “워싱턴의 판단”이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연락사무소 개설을 놓고 통일부·외교부는 “대북제재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은 연락사무소에 쓰이는 경유를 놓고 “우리는 ‘경유를 올려보내도 남측 인원이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지만 미측에선 ‘군사분계선(MDL)을 일단 넘어가면 그 경유가 어떻게 쓰일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대북 특사단이 연락사무소 개소 날짜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 의지도 함께 받아 내려와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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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