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권리금 계약서 쓰게 부가세·양도세 깎아줘야

2년여 분쟁 끝에 결국 지난 6월 폭력사태를 빚은 ‘서촌 궁중족발사건’을 지켜본 주변 상인들은 “중재자가 있었더라면…”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궁중족발 사장 김모씨는 뒤늦게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를 찾아갔다. 하지만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 분쟁조정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었다.
 
권리금·임대료 갈등은 꼭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수년씩 걸리는 민사소송보다 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운영 중인 분쟁조정위가 좋은 예다. 변호사·감정평가사·교수 등 26명의 전문가로 꾸려진 분쟁조정위는 현장 답사와 법률 검토 등을 토대로 조정과 합의를 끌어내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관련기사
실제 조정 성립 사례도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72건의 임대차 분쟁 조정 신청 중 31건은 중재·자체 합의했으며 11건은 현재 조정이 진행 중이다. 72건 중 임대인이 중재를 신청한 건수가 5건이라는 것도 의미 있다.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법률 자문과 함께 주변 가게의 임대료·권리금 시세 등을 조사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얘기하면 분쟁 당사자들이 대체로 수긍한다”며 “둘이 내버려 둘 때보다 전문가가 개입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2주 전에도 임대료 인상을 놓고 서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분쟁을 벌인 중국음식점 사장과 건물주가 조정 끝에 합의했다. 과정을 지켜본 조 교수는 “사실상 조정 테이블에 앉기 전 임대료와 조정 후 임대료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4시간여 동안 본인의 사정을 충분히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렸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임대인·임차인 간 갈등 원인 1위는 권리금이었다. 상반기에만 22건을 비롯해 2016년 이후 접수된 분쟁조정 193건 중 71건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었다. 하지만 분쟁조정위에서도 권리금 분쟁이 합의에 이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분쟁조정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권리금으로 인한 분쟁이 조정을 통해 해결된 경우는 7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권리금 분쟁 해결이 이렇게 어려운 원인은 임차인이 주장하는 권리금의 산정 근거나 법적 효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보통 권리금은 현재 장사 중인 임차인이 이 전에 장사하던 사람한테 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영업권에 대한 권리금이다. 하지만 임차인 간 계약서를 작성해 두지 않은 이상 액수나 실제 지급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임차인 간 임차인과 임대인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상혁 상가정보소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임차인끼리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 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20%가 안 된다”며 “권리금을 주고받을 때도 계약서를 쓰도록 유도해야 특정 시기에 한 사람이 피해를 뒤집어쓰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권리금 계약서를 쓰고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면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또 권리금이 1000만원이 넘을 경우는 기타금액으로 종합소득에 포함해 소득세율이 높아진다.  
 
조영주 효림회계법인 회계사는 “권리금을 받는 입장에서는 세금 때문에 계약서 작성을 꺼리거나 부가세 등을 포함해 더 높은 권리금을 요구할 것”이라며 “권리금 계약서 양성화를 위해 자영업자들한테는 세금 감면이나 공제 등을 해 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물밑에서 거래되는 권리금을 계약서 작성을 유도해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경우 분쟁 조정도 용이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우송의 김윤권 변호사는 “자영업자가 권리금을 받게 해 달라며 소송해도 근거가 없을 경우 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서가 활성화하면 근거도 남고 주변 시세 등도 확인할 수 있어 조정도 쉽게 하고 소송에서도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김민중 기자 humanest@joonga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