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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만에 후퇴한 임대사업 세금 혜택

정부가 집값 과열을 잡기 위해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에서 한발 물러난다. 경기 하강을 우려해 금리를 동결한 대신 대출 규제를 강화해 주택시장으로 들어가는 돈줄을 죈다. 특히 현 정부가 강력히 추진해 온 임대시장 안정책이 9개월 만에 궤도 수정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정책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등록된 임대주택에 주는 혜택이 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애초 정책 의도와 달리 다주택자들이 임대 등록의 세제 혜택을 집을 많이 살 수 있는 유리한 조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저렴한 민간 임대주택을 늘리려는 취지로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임대료를 많이 올리지 못하지만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늘릴 수 있다. 이런 유인책 효과로 국내에 등록된 임대주택 수는 지난해 말 98만 가구에서 지난달 117만6000가구로 급증했다.
 
그런데 임대주택 등록이 부동산 투기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투기 억제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게 무거운 세금 부담을 안기는 데 있는데, (임대주택 등록) 특혜로 인해 무력화되는 결과가 빚어진다”고 썼다.
 
국토부는 기존에 보유 중인 주택보다 새로 집을 사서 등록하는 임대주택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임대사업자 대출 한도를 축소할 계획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대출 한도가 집값의 40%인데 임대사업자는 80%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등록 임대주택 세제 혜택 감소에 따른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서 전세를 사는 김모(43)씨는 “임대 등록 활성화 정책으로 전세난 걱정을 덜 것으로 기대했는데 임대 등록이 줄어 임대료가 뛰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는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혜택 축소가 기존 등록자에게 소급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요 정부 정책을 9개월 만에 바꾸면 시장이 혼란을 겪는다”며 “사전에 부작용 등을 꼼꼼히 따져 준비해야 정책 일관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은행들이 100% 정도로 적용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위험대출 기준선을 80% 정도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DSR은 대출자가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부채의 원리금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 위험 대출의 기준선을 100%에서 80%로 낮추면 대출 가능액이 더 줄어들게 된다. 연 소득이 5000만원일 경우 DSR이 100%이면 연간 부채 원리금이 5000만원이지만 80%로 낮아지면 이 금액이 4000만원으로 낮아진다.
 
황의영·정용환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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