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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치과’ 피해자들, 남은 카드 할부금 안 내도 된다

고액의 치아 교정 치료비를 미리 받았으면서도 치료를 중단해 ‘먹튀 논란’을 불러온 서울 압구정동 소재 투명교정 치과 의원(투명치과)의 피해자들이 잔여 할부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투명치과에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한 피해자가 항변권을 행사하면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2일 밝혔다. 항변권은 신용카드 할부 거래 이후 가맹사업자가 계약을 불이행했을 때 소비자가 카드사에 잔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소비자가 카드사에 직접 요구해야 한다.
 
투명치과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치아 교정을 해준다며 고객으로부터 치료비를 대거 선불로 받았다가 지난 5월부터 정상적인 치료를 못 했다.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선착순’으로 환자를 받는 식이었다. 진료를 받으려면 노숙을 해야 했다. 결국 환자들은 경찰에 투명치과 병원장 강 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를 확인해 강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계좌에서 할부 결제 카드값은 계속 빠져나갔다. 일부 피해자는 개인적으로 카드사에 항변권을 행사하려 했지만, 카드사가 거절했다. 이에 공정위는 피해자 면담, 카드사 간담회를 통해 피해 구제 방법을 논의했고 항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드사도 항변권을 수용했다. 대신 카드사는 잔여 할부액 27억원에 피해자들이 이미 납부한 약 45억원을 더한 72억원을 원장 강 씨에게 구상금으로 청구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투명치과가 치아 교정비를 신용카드 할부로 받으면서, 계약서에 서비스 내용 등을 명시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과태료 부과 대상임을 통보했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투명치과가 발급한 계약서에는 진료 시기와 방법, 총 소요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아 할부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라며 “소비자는 할부계약 시 할부거래법에 따라 계약서가 작성됐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할부거래업자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항변권을 행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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