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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용 “줄인다” 25% “늘린다” 24%

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농림축산식품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농림축산식품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절반 정도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신입·경력사원을 채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보다 줄이겠다는 기업이 더 많아 하반기 고용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2018년 주요 대기업 신규채용 계획’ 결과에 따르면 조사 참여 기업 122개 중 51.6%가 “올해 신규채용(신입·경력)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곳이 24.6%였고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곳은 23.8%로 가장 적었다.
 
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올해도 여전히 좁은 취업문을 뚫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채용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지난해보다 1.8%포인트 늘었지만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곳은 이보다 더 많은 5.5%포인트 늘었다. 지난해엔 ‘비슷할 것’이란 답변이 52.6%, ‘증가’는 22%, ‘감소’는 19.1%였다. 그러나 올해엔 증가와 감소의 수치가 역전됐다. 지난해 조사 당시 ‘모름’이라고 답하거나 무응답한 비율이 높았던 영향도 있지만 채용을 늘리겠다는 곳보다 줄이겠다는 곳이 오히려 많아진 것은 좋은 신호로 보기 어렵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또한 고졸·경력 채용을 제외한 대졸 신입 채용만 놓고 봐도 “전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답한 곳의 비율도 지난해(13.9%)보다 4.9%포인트 늘어난 18.8%를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곳(23.8%)보다는 적었다. 지난해보다 사정이 조금 나아질 수는 있으나 아직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곳이 더 많은 탓에 얼어붙은 고용 시장을 녹일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 중 37.9%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한 인력의 충원’을 이유로 꼽았다.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 상황 개선’(31.0%), ‘미래 인재 확보 차원’(24.1%), ‘사회적 기대에 부응’(6.9%)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진작 지원정책 등으로 인해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라고 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신규 채용을 줄인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 악화’(40.0%)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 다음은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33.3%),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6.7%),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신규채용 여력 감소’(3.3%) 등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결국 경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현재 상황도 안 좋고 당분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신호도 별로 없다”며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여러 정책도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없어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향후 3~5년간 채용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향후 3년간 채용 예정 규모를 기존 2만 명에서 4만 명으로 두 배 늘리고 SK그룹은 지난해(8200명)보다 규모를 늘려 올해 85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 LG그룹 역시 올해 전년 대비 10% 정도 증가한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고 GS그룹은 지난 3년간 평균 3800명을 채용했지만 향후 5년간은 연평균 42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의 채용 규모는 과거 연간 3000∼4000명 수준이었지만 앞으로 5년간 매년 거의 두 배에 가까운 7000여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조사한 채용 규모만 놓고 보면 몇몇 대기업의 이런 움직임이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정조원 한경연 고용창출팀장은 “아직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되거나 대기업들의 고용 창출 노력이 눈에 띄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지난해와 올해 조사 결과를 비교해 봤을 때 조금이나마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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