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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금 75개, 한국은 49개

수영 6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일본의 이케에 리카코. [연합뉴스]

수영 6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일본의 이케에 리카코. [연합뉴스]

금메달 49개, 은 58개, 동 70개.
 
2일 막을 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받아든 성적표다. 한국은 금메달 75개를 따낸 일본에 종합 2위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이 종합 2위 자리를 내준 건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이다.
 
대한체육회는 개막 전 한국의 금메달 목표를 65개로 잡았다. 그러나 대회 초반부터 부진이 이어지자 목표를 50개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0개도 따지 못한 건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반면 일본은 대회 마지막 날 트라이애슬론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한국을 압도했다.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 47개보다 28개나 늘어난 75개의 금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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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기초 종목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금메달 48개가 걸린 육상에서 금메달 6개, 41개가 걸린 수영에서 19개를 따냈다. 반면 한국은 정혜림(육상 여자 허들 100m)과 김서영(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이 획득한 2개가 전부였다.
 
그렇다면 한국이 일본에 역전당한 가장 큰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한국의 ‘메달 박스’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태권도와 양궁 등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기초 종목의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각각 금메달 6개, 4개를 땄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메달을 싹쓸이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경쟁국들이 한국을 연구하고, 벤치마킹하면서 격차가 줄었다.
 
더구나 한국이 강세를 보였던 사격은 금메달 개수가 아예 44개에서 20개로 줄었다. 그 결과 지난 대회 8개의 금메달을 땄던 한국 사격은 자카르타에선 3개의 금밖에 따지 못했다. 볼링도 전체 금메달이 절반(12개→6개)으로 줄어들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에 그쳤다.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 4개를 따냈던 승마는 ‘정유라 사태’로 대한승마협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이번 대회 은 1, 동 1개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메달 집계

아시안게임 메달 집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일본은 그동안 아시안게임엔 2진 선수들을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종목별 세계선수권과 겹치면 아시안게임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의 태도는 달랐다. 2년 뒤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상당수 종목에 유망주들을 내보냈다. 축구는 아예 2년 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21세 이하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했다. 일본은 또 태릉선수촌과 같은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2008년 설립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5년엔 스포츠 청을 설치하면서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나섰다.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일본은 학교에서 체계적인 체육교육을 하고, 클럽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수를 배출한다. 기초 종목이 탄탄한 일본을 한국이 추월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한국은 전체 스포츠 등록 선수가 약 12만 명인데 일본은 야구나 축구 등록 선수가 100만명이 넘는다”며 “생활체육 저변이 넓은 일본이 엘리트 스포츠 지원을 늘리면 한국이 지는 게 당연하다. 한국도 입시제도 개혁 등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또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의 관심 자체가 줄어든 것도 부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중국·북한을 이기는 게 중요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국민들은 더이상 아시안게임의 승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은 ‘병역 특례’에 특화된 대회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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