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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갈 길 먼 의료기기 산업 육성과 연구중심병원

이진우 연구중심병원 협의회장(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

이진우 연구중심병원 협의회장(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

의료기기는 진단과 치료 등 의료 전 분야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진단기기로 사용되던 내시경과 초음파는 수술과 치료 등 적용 범위가 크게 확장됐다. 지난해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356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1년에는 445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평균 5.8%의 성장률이다.
 
그동안 정부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규제 완화와 개발을 위한 연구 분야에 꾸준히 지원해왔다. 2013년 세브란스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전국에 10개의 연구중심병원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을 보면 연구중심병원 지정 이후 특허출원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12년 2건에 불과하던 기술이전 계약이 지난해 18건으로 늘어났다. 이 중 상용화에 성공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과 산업육성 방안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형 신산업으로써의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정부의 인허가 규제 완화를 의료기기의 안전성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료현장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이런 오해가 생긴 듯하다. 의료기기는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 이번 발표 정책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보험 혹은 비보험에 대한 보상 여부를 그 기간과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단축한다는 의미다.
 
상급종합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은 8% 정도다. 병원 현장에서 신뢰를 쌓아야 하고, 이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임상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정책 핵심은 연구의 상용화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성과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발로 이어지고, 빨리 환자 진료에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면 의료비 부담이 줄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연구중심병원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연구중심병원이 HT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주도해야 임상 아이디어가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수년 전 미국 연수 중 병원에서 수많은 의료기기 업체들이 긴밀한 교류를 통해 제품개발과 개선이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기 위해 임상의들의 연구시간 보장과 연구의사 양성 등 연구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진료시간 단축은 곧바로 경영손실로 이어진다. 병원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적·제도적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가 처음부터 1등은 아니었을 것이다. 정부 정책의 뒷받침과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세계를 선도하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미래 국가 바이오메디컬 산업육성은 연구중심병원의 역할과 기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진우 연구중심병원 협의회장(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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