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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저가요금 경쟁에 … 알뜰폰 “난 어떡하라고”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알뜰폰은 2011년 7월 정부 주도로 가계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이동통신사 3사의 통신망을 도매 대가로 빌려 기존 통신요금보다 30%가량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동통신사 3사가 요금제 경쟁을 펼치면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통신사의 경우, 저가 구간인 3만원대 요금제라 하더라도 가족 간 결합이나 유무선 결합 등을 활용하면 통신 요금이 1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 요금제(월 1GB 제공에 2만원대)와 보조를 맞추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런 직격탄을 맞은 건 알뜰폰 사업자다. KT가 요금제를 전면 개편한 지난 5월부터 알뜰폰 가입자 수는 급전직하했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을 한 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는 올 3월 9515명에 달했지만, 5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9149명)해 7월엔 2만명의 고객을 통신사에 빼앗겼다. 판매 루트마저 줄었다. 지난해 말 홈플러스가 알뜰폰 판매를 종료한 데 이어 이마트도 4월부터 알뜰폰 신규 가입 업무를 중단했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은 극약 처방을 내놨다. KT엠모바일은 SK텔레콤이 지난 7월초 전면 개편한 요금제인 ‘T플랜’과 이름이 유사한 요금제를 지난달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새 요금제는 스몰·미디움·라지 등 옷 사이즈를 요금제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KT엠모바일이 출시한 ‘FIT 12’도 스몰·미디엄·라지·엑스트라 라지로 요금제가 구성됐다. 음성 4개 구간과 데이터 3개 구간이 결합한 12가지 요금제 중 본인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유심 요금제다. KT엠모바일은 해당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8월 한 달간 가입 고객에게 3300원 기본료 평생 할인, 유심 무료 조건 등을 내걸었다. 지난달부턴 현금자동인출기(ATM)를 통한 개통 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전국 2500개의 미니스톱 편의점에서 유심을 구매해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개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 U+알뜰모바일 역시 홈플러스나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1만~2만원대의 유심요금제를 판매한다. CJ헬로의 헬로모바일도 월 1만9300원(제휴카드 사용시)에 데이터와 음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위기감이 더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로 가입자를 빼앗기는 것도 문제지만, 그나마 있는 알뜰폰 가입자가 통신사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로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알뜰폰이 시장에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이자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까지 발의됐다.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알뜰폰 도매대가 산정방식 개선 ▶동일망을 사용하는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간 결합할인 상품 제공 ▶도매제공의무 제도의 일몰 폐지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동일망을 사용하는 통신사와 알뜰폰 간 결합할인이 가능해지면 알뜰폰의 요금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부모 중 한명이 SK텔레콤이나 KT의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자녀가 헬로모바일의 알뜰폰을 사용하는 경우 기존에는 월 8만8990원의 요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개정안을 적용하면 통신비가 8만2390원까지 떨어져 월 최대 6600원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 알뜰폰은 ‘세컨드 폰’으로도 수요가 많은 만큼 업무용 휴대폰은 통신사의 요금제를 선택하고, 개인용 휴대폰은 알뜰폰을 사용해 통신비를 아끼는 것이 가능해진다.  
 
오세정 의원은 “알뜰폰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결합상품 미제공”이라며 “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동일망을 사용하는 경우 가족결합할인 상품을 제공하면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매대가 산정방식 개선안도 법안이 통과되면 소비자에게 추가 할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기존에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할 때 기준 요금이 정해져 있어 통신비를 낮추기 어려웠다. 하지만 개정안은 기준 요금제를 없애 알뜰폰 사업자가 자유롭게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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