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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마켓랭킹] 한국은 벤츠와 BMW 세상? SUV는 다르다

올 상반기(1~6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린 수입차는 최근 몇 년간 맹위를 떨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다. 상반기 E클래스 판매량(AMG 모델 제외)은 1만9833대로 어지간한 국산차 판매량을 훌쩍 넘어선다. 2위는 요즘 역경(?)을 겪고 있는 BMW의 5시리즈. 상반기 1만6422대를 팔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어떨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승용차와 SUV의 비중은 대략 7대3 정도. 2012년 처음 20%대를 돌파한 뒤 전세계적인 SUV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판매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하지만 벤츠와 BMW가 양분하다시피 하는 전체 수입차 시장과 SUV 판도는 조금 다르다. 실용성과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중요한 요소다.
2018년 상반기 수입 SUV 판매량 톱10 [자료:KAIDA]

2018년 상반기 수입 SUV 판매량 톱10 [자료:KAIDA]

 
가난한 자의 레인지로버? 무슨 말씀을!
모델별 수입차 판매량을 집계했을 때 유일하게 톱10에 들어가는 SUV는 포드 익스플로러다. 상반기 3623대를 팔아 당당히(!) 10위에 올랐다. 당연히 수입 SUV 중엔 판매량 1위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차는 인기가 없다는 통설이 있지만 SUV만큼은 다른 셈이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은 2010년 출시된 5세대 모델이지만, 1990년 1세대 모델이 나온 전통의 SUV. 93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르스-렉스의 발에 짓밟혔던 바로 그 차다.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코리아]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코리아]

현행 모델은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덩치도 커졌고 전자식 노면 감지시스템 같은 고급 오프로드(험로) 주행 능력도 갖췄다. 출시 당시부터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레인지로버와 닮았단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재규어-랜드로버가 포드 산하에 있던 시절(2000~2008)의 유산이다. 짐 홀랜드 포드 부회장은 3세대 레인지로버 개발 당시 수석 엔지니어였고, 현행 익스플로러 개발도 총괄했다. 미국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익스플로러를 두고 ‘가난한 자의 레인지로버’(Poor Man's Range Rover)라 부르기도 하는데, 뛰어난 성능은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꼭 나쁜 표현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넓은 크기와 수준급 온∙오프로드 성능, 미국 차답지 않게 훌륭한 옵션으로 호평받는다. 기자의 지인 중엔 레인지로버를 팔고 익스플로러로 넘어온 경우도 있는데, 가격과 성능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까지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전장이 5m를 넘고 전폭도 2m에 육박해 좁은 주차장에서 진땀을 빼기도 하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놀이방(?) 수준의 공간이 나와 패밀리카로 제격이다.
 
명가의 혈통, 디스커버리 & SUV도 벤츠, GLC
상반기 수입 SUV 판매 2위는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2276대)인데 랜드로버의 SUV부터 살펴보자. 수입차 판매 통계를 차종별로 하기 때문인데, 랜드로버의 대형 SUV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 스포트 TD4 모델이 2168대(3위), 디스커버리 TD6 모델이 1047대(8위) 팔려 합산 2위에 올랐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디스커버리는 플래그십 모델인 레인지로버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성능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89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처음엔 레인지로버와 유사한 디자인이었지만 계속 달라지다가 현행 레인지로버 디자인이 좀 날렵해지면서 디스커버리와 다시 닮은꼴이 됐다. (전면만!) 3세대(2004~2009)부터 모노코크 설계를 접목해 정통 오프로더보단 도심형 SUV에 가까워졌지만 랜드로버에선 ‘모노코크와 프레임 차체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주장한다. 실제 험로 주행에서도 웬만한 타 브랜드의 오프로더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랜드로버는 상반기 쿠페형 SUV인 레인지로버 이보크 TD4도 1015대(10위) 팔아 SUV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SUV GLC는 올 상반기 220d 4MATIC을 1788대, 220d 4MATIC 쿠페를 1369대 팔았다. 각각 4위와 6위에 올라 두 차종을 합치면 판매량은 3157대나 된다. BMW가 처음 개척한 쿠페형 SUV 시장에서 우리나라만큼은 벤츠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MB GLC220d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MB GLC220d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GLC클래스는 차종 명명(命名) 방식을 바꾸면서 기존 GLK클래스를 대체해 2015년 새로 출시됐다. BMW의 X3와 X4처럼 일반 모델과 쿠페형 모델이 있는데 다 잘 팔린다. 최근 벤츠의 추세답게 좋은 디자인과 적절한 성능과 편의장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가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과도하게 각진 모습이었던 GLK와 달리 우아한 곡선 위주 디자인으로 세단인 C∙E∙S클래스와 패밀리룩을 맞춘 것이 신의 한 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GLA클래스도 상반기에 1039대(9위) 팔았다.
 
하반기에 두고 봅시다, 티구안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는 올 상반기 2276대를 팔아 모델별 순위 2위에 올랐다. 그런데 단순 통계만으로 티구안의 상승세를 설명하긴 어렵다. 이른바 ‘디젤게이트’ 이후 2년여 판매를 중단했던 폴크스바겐이 국내에 신형 티구안을 출시한 건 지난 5월. 불과 2개월도 되지 않아 수입 SUV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코리아]

폴크스바겐 티구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실 티구안은 2014~2015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던 강자다. 연간 8000대 넘게 판매하던 베스트셀러다. 신형 티구안은 5월에만 1561대를 팔아 월간 최다 판매기록(2015년 11월, 1228대)을 훌쩍 넘었다.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티구안은 6월 1528대, 7월에도 1391대를 팔았다. BMW 화재 사태 등으로 수입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
 
티구안은 2007년 출시 이후 유럽시장에서만 140만대 넘게 팔린 월드 베스트셀러다. 지난해엔 유럽에서 23만대를 팔았다. 너무 크지 않은 차체에 전륜구동 모델이어서 운전하기 편하고 독일 차답게 단단한 주행성능까지 갖춘 것이 성공비결이다. 출시 이후 전세계 중소형 SUV의 롤모델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 밖의 강자들, BMW와 푸조
수입차 시장의 강자 BMW는 수입 SUV 순위에 X3 2.0d 1종(1458대, 5위)만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X3∙X4∙X6 등 새 SUV 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디젤 차량 화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쿠페형 SUV인 SAV(Sports Activity Vehicle) 시장을 개척한 메이커란 점에서 새 모델들이 SUV 시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크다.
 
푸조 3008 [한불모터스]

푸조 3008 [한불모터스]

수입 SUV 톱10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프랑스 자동차 회사 푸조의 저력도 돋보인다. 중형 SUV인 3008 1.6 블루-HDi는 상반기 1110대를 팔아 7위에 올랐다. 개성 강했던 과거 디자인에서 탈피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풍부한 능동형 안전장비와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이 호평받고 있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장착해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10년간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비중을 높여온 SUV는 2016년 이후 30% 점유율에서 정체된 상태다. 수입차 업계에선 수입 SUV 돌풍을 일으켰던 폴크스바겐이 ‘디젤 게이트’로 판매를 중단했던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2년 만에 판매 재개에 나선 폴크스바겐은 티구안의 판매 호조로 하반기 수입차 시장 회복을 노린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하반기 SUV 판매 비중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박은석 이사는 “최근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SUV의 인기가 높은 만큼 합리적인 가격대와 편의성을 갖춘 SUV 시장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UV 판매비중 [자료:KAIDA]

SUV 판매비중 [자료:KAIDA]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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