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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경기'로 총 대신 금 잡은 손흥민···110억도 지켰다

 
‘한국축구 보물 ’손흥민(26·토트넘)이 총(銃) 대신 금(金)을 잡았다.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치비농에서 열린 일본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90분간 0-0으로 마친 뒤 연장 끝에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1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연장 전반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연장 전반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맞선 연장 전반 3분 페널티 박스에서 드리블을 치고 들어갔다. 문전에서 이승우(베로나)가 회심의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어시스트였다.
 
또 손흥민은 연장 전반 11분 자로잰듯한 프리킥으로 황희찬(함부르크)의 추가골을 도왔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주연 같은 조연”, “손흥민이라고 쓰고 희생이라고 읽고 싶다”고 칭찬했다. 
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연장 전반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연장 전반 골을 성공시킨 뒤 손흥민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병역법상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올림픽 동메달 이상에 주어지는 병역혜택을 받게됐다. 군대에 안가는 대신 유럽 무대에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며 국위선양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에게 이번 한일전은 ‘인생 경기’였다. 이 경기 전까지 만 26세 손흥민은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손흥민은 당시 소속팀이었던 독일 레버쿠젠의 반대로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0-1로 패한 뒤 좌절의 눈물을 흘렸다.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흥민은 고등학교를 중퇴해서 4급 보충역 소집대상자로, 국외거주로 내년(만 27세)까지만 입대를 연기할 수 있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 군경팀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와 아산 무궁화(경찰청)에서 뛰려면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해 현역 입영대상자 자격을 얻어야 한다. 더구나 상무와 무궁화에는 27세까지만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이마저도 K리그 소속으로 6개월 이상 뛰어야 가능해, 사실상 길이 막혔다. 
 
만약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금메달 대신 총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향후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책상 앞에 앉아있어야 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주급이 8만5000파운드(약 1억2200만원)인 만큼 복무기간 2년을 따지면 약 110억원을 날리고, 무엇보다도 약 2년간 공백에 따른 경기력 저하가 우려됐다. 축구계에서는 손흥민이 5년 이상 체류하면 취득가능한 독일 영주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1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1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연합뉴스]

 
세계적인 축구스타와 군대문제가 맞물린 이색적인 상황에 전세계 언론들도 연일 손흥민의 소식을 보도했다. 영국 더 선은 ‘손흥민이 군면제까지 단 한발 남았다’고 보도했고, 미국 CNN은 ‘토트넘 스타의 인생을 바꿀 결승전’이라고 전했다.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역시 경기 전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골을 넣고 군면제를 받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뉴스1]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출전해 주장을 맡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약체 말레이시아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헌신적인 리더’ 손흥민의 리더십 덕분에 다시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23일 이란과의 16강전 후반 김진야가 무릎 통증을 호소하자 “내가 수비로 내려갈게”라고 말한 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일본과 결승까지 17일간 7경기째 치르는 강행군이었다. 손흥민은 이날도 헌신적으로 뛰었다. 그리곤 연장전에 2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일본전을 앞두고 “이제까지 슬픈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이제 정말 대한민국에 기쁜 뉴스를 전해드리고 싶다. 여기까지 와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바보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고 당당하게 군면제를 받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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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