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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고려인 신부 "족두리 쓰고 혼례 치러 행복"

기자
송의호 사진 송의호
[더,오래] 송의호의 온고지신 우리 문화(30)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이다. 이들을 고려인이라 칭하며, 고려인의 후손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사진은 알마티의 고려문화원 내부모습이다. [중앙포토]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들이 강제 이주된 지역이다. 이들을 고려인이라 칭하며, 고려인의 후손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사진은 알마티의 고려문화원 내부모습이다. [중앙포토]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9번째로 면적이 큰 나라다. 인도보다 약간 작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독립한 지 아직 30년이 지나지 않았으니 사실상 신생 국가다. 알마티는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옛 수도다. 현 수도는 아스타나. 알마티는 ‘사과의 도시’라는 뜻이다.
 
알마티 인구 180만명 중 고려인 후손 12만명   
알마티는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건너갔다가 스탈린 시절 집단으로 강제 이주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흔히 ‘고려인’으로 부른다. 알마티는 인구 180만명으로 대전‧광주보다 약간 많다. 알마티에는 강제 이주된 고려인 후손이 지금도 많이 살고 있다. 대략 12만 명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도산우리예절원 진행으로 한국 전통 혼례를 치르는 신랑, 신부.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도산우리예절원 진행으로 한국 전통 혼례를 치르는 신랑, 신부.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 이곳에서 한국 전통혼례가 열렸다. 대구 도산우리예절원(원장 최진태) 해외전승봉사단(단장 송미화)은 이날 알마티 한국교육원에서 전통혼례를 주관했다. 도산우리예절원은 2005년 이동후 명예원장이 “우리 예절을 세상에 바로 알리자”며 설립한 단체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보여 주기 위한 재연이 아닌 현지 고려인들이 멀리 고국에서 날아온 동포들과 함께 전통 신랑‧신부 복장을 하고 실제로 백년가약을 맺는 잔치였다. 신랑은 예를란(25), 신부는 마디나(23)였다. 신부 마디나는 “한복에 족두리를 쓰고 전통혼례를 치러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알마티에서 한국 전통 성년식인 비녀를 꽂는 계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알마티에서 한국 전통 성년식인 비녀를 꽂는 계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혼례에 이어 현지 청년 16명은 전통 성년식인 관례‧계례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비녀를 꽂았다. 도산우리예절원은 이들에게 성년을 맞은 새 이름인 자(字)를 쓴 족자 하나씩을 선물했다. 계례 행사에 참여한 현지 고려주말학교 최미옥(75) 교장은 “한국 전통혼례와 관례‧계례를 처음 봤다”며 “한복 입은 고국 동포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알마티에서 관례와 계례를 마친 뒤 현지 동포 등과 행사를 진행한 도산우리예절원 회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뒷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송미화 단장.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알마티에서 관례와 계례를 마친 뒤 현지 동포 등과 행사를 진행한 도산우리예절원 회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뒷줄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송미화 단장. [사진제공 도산우리예절원]

 
행사는 앞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도 열렸다. 카자흐스탄 김대식 대사와 알마티 전승민 총영사, 금정호 전 스웨덴 대사는 행사 개최에 힘을 보탰다. 다음은 송미화 단장과의 일문일답.
 
행사를 지켜본 동포들의 반응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 인도‧루마니아‧폴란드 대사 등 300명이 넘게 참석했다. 성황을 이뤘다. 한 고려인 할머니는 ‘어렸을 때 본 전통혼례를 여기서 다시 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해 했다.”
 
해외 전승 봉사는 지금까지 몇 나라를 찾아갔나.
“2013년 스웨덴‧노르웨이를 시작으로 2015년 중국 선양(瀋陽) 2회, 2017년 몽골, 올해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앞으로도 1년에 한두 차례 이어갈 계획이다.”
 
경비는 어떻게 해결하나.
“지금까지 모든 경비는 참가 회원 자비로 운영했다. 어려운 건 행사 비품 운반이다. 돗자리와 무거운 유기그릇 등 필요한 물건을 모두 가져가야 한다.”
 
어떤 의미가 있나.
“K-팝 아닌 전통문화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문화상품이다. 동포들에게 한민족 자부심의 영역을 넓혀 주고 싶다.”
 
송의호 대구한의대 교수, 중앙일보 객원기자 yeeh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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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