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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장사의 속사정을 누가 알아

『미식대담』
저자: 이용재 출판사: 반비 가격: 1만 8000원

저자: 이용재 출판사: 반비 가격: 1만 8000원

시작부터 딴죽을 걸자면 이 책의 제목을 『외식업의 속사정』쯤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미식 대담이라는 세련되고 기품 있는 제목만으로는 아쉬울 만큼 내용이 사뭇 현실적이고 신랄해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 내가 가봤던(혹은 가보고 싶었던) 맛집의 속사정이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으며 때로는 놀랍고 가끔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책은 음식 평론가인 저자와 국내 외식 종사자들의 대화를 엮었다. 원래 포털에 올랐던 오디오 콘텐트를 다시 글자로 풀어냈다. 대담에 나선 10개 팀은 유명 셰프나 파티시에는 물론이고 바텐더, 주류 브랜드 마케터 등 그야말로 요식업의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다. 프렌치 컨템포러리 디저트 가게 ‘메종엠오’의 오쓰카 데쓰야와 이민정 파티시에, 미슐랭 2스타를 받은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 ‘광화문 국밥’의 박찬일 셰프, ‘바 틸트’ 주영준 바텐더 등이 각 챕터에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대나무숲’을 자처한다. 스스로 말했듯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그럭저럭 이야기는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소비자이자 가벼운 하소연의 대상”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여느 인터뷰처럼 ‘이렇게 성공했어요’에 치중하기보다 ‘이런 고민을 해요’‘이렇게 살아남고 있어요’라는 내적 고백들이 솔솔 흘러나온다.  
 
가령 디저트 카페에서 음료는 시키지 않고 디저트 하나를 넷이 먹고 가는 손님을 어찌 상대해야하는지(라 뽐므&에뚜왈 정응도 대표), 국내에서는 감자 하나도 조리법에 맞춰 다른 품종으로 구하기 힘들다든지(주반 김태윤 셰프), 한식 파인다이닝에선 돼지고기·오리고기·닭고기를 아무리 메뉴에 올려도 쇠고기만 찾는다는(권우중 셰프) 식의 푸념이다.  
 
언뜻 개인 업장의 문제같지만 찬찬히 곱씹어 보면 국내 외식 문화·시장에 날카로운 비평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가성비 있는 맛집에 대한 집착이나 지극히 보수적인 입맛이 우리네 미식 문화를 더디게 발전시키는 게 아닐까. 여기에 하나 더. “부동산이 지배하는 현실 속에 사명감이나 자기 만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라는 목소리는 나름 자리를 잡았다는 이들에게도 예외가 아님을 일깨운다.  
 
대담이 묵직하게 흘러가나 싶을 즈음에는 양념 같은 뒷얘기가 스며든다. 마들렌을 봉지 포장하지 않고 진열해서 파는 것을 보고 마카롱의 대가인 피에르 에르메 셰프조차 신기해했다거나(메종엠오), 국밥에 소금 간을 해서 첫 술에 맛나다는 인상을 주는 전략을 꾀했다거나(광화문 국밥) 등의 깨알같은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매 챕터가 음식으로 치자면 단맛·짠맛·신맛이 오묘하게 넘나드는 한 그릇의 대화다. 때문에 예비 외식 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취지와 달리 일반 독자가 봐도 술술 넘어간다. 다양한 전문 지식을 알게 되는 건 덤이다. 일례로 빵집 하나가 파티스리·블랑제리·쇼콜라트리·글라스리로 세분된다거나, 춤추듯 현란한 칵테일 주조법을 ‘플레어’라 부르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먹방과 맛집 리스트, 그 너머의 음식 콘텐트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도 좋다.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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