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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도 복고를 타나

모 스포츠 브랜드에서 협업을 기획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파트너를 구한다는데, 조건이 적당하게 유명하고 적당하게 세련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라야 한단다. 적임자가 누굴까를 떠올리기 전, 의문이 들었다. “요즘 그런다고 시장에 먹히나?”
  
그도 그럴 것이 협업의 진화는 끝이 없다. 초기만 해도 그럴듯한 아티스트 이름만 대면 저절로 홍보가 됐다. 그러다가 시장에서 바로 반응이 오는 연예인과 파워 블로거들과 손을 잡았다. 이마저도 식상해지자 요즘은 ‘엉뚱한 조합’으로 대세가 달라졌다. 초코파이·바나나우유가 옷·가방 디자인으로 등장하더니 급기야 올해는 국민 소화제 활명수가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게임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양상이다. 지난달 휠라가 게임 스트리머(인터넷 방송 진행자) 우왁굳과 손잡고 만든 제품은 1020 소비자들을 밤샘 노숙으로 이끌었다. 생각지 못했던 것을 하는 아이디어 싸움이 더 치열해진 셈이다. 그러니 소비자 역시 이제 웬만한 협업 소식에는 시큰둥해질 수밖에 없다.  
 
허나 인생도처유상수라, 세상에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다. 지난달 슈프림과 뉴욕 포스트와의 협업이 그런 예였다. 8월 13일자(현지시간) 신문 1면 커버가 바로 뉴욕 스트리트 브랜드인 슈프림의 광고로 도배된 것. 게다가 슈프림은 진보적 색깔을,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보수적 입장을 취해온 터였다. 하여 단순히 신문 1면이 광고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이질적인 두 파트너의 만남으로 해석되면서 이 협업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널리 퍼졌다.  
 
현지 언론에서도 “패션 브랜드와 언론사 모두 이번 협업으로 시너지를 냈다”고 평했다. 뉴욕 포스트는 젊은 독자의 눈길을 잡았고, 슈프림 입장에선 신문 독자층인 기성세대에까지 홍보를 넓혔다는 이야기다. 수익 면에서도 나쁠 게 없었다. 1.5달러짜리 신문이 불티나게 팔렸고, 그도 모자라 중고시장에서 20달러까지 값이 올랐다니 그야말로 양쪽 다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닌가.  
 
이쯤이면 ‘협업 어디까지 갈 거니?’라는 궁금증이 들지만, 그 길이 꼭 앞으로 가는 것만은 아닌듯싶다. 이번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컨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 서울’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과의 협업 소식을 알려왔다. 워너원 멤버가 본인의 얼굴을 직접 스케치한 것을 토대로 아티스트 크리스 루스가 디자인을 가미한 제품을 출시한다고 한다.(사진)  
 
대세 아이돌을 파트너로 삼는다는 건 이제 재미도 없고 의미도 덜해 보인다. 1만원 대부터 시작하는 액세서리 소품이 주를 이루는 데다 친필 사인 선물까지 준비한 걸 보면 누구를 타깃으로 둔 협업인지 분명해져서다. 아이돌 이름 하나에 팬들의 주머니가 저절로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 아니겠나. 디자인·예술·음악·문화 등을 아우르며 높은 감각을 선보인다는 이곳에서 10여 년 전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니, 협업도 요즘 유행이라는 복고 트렌드로 가는 것일까.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 10 꼬르소 꼬모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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