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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2000억 달러 관세 … WTO 탈퇴” 트럼프, 무역전쟁 파상공세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소식통의 말을 빌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 달러(약 224조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음주(9월 첫째 주)에 부과하도록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이뤄진 단독 인터뷰 자리에서 지시 여부를 묻자 트럼프가 미소를 지으며 ‘완전히 틀리진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일정이 앞당겨지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애초 관세 부과 일정은 9월 마지막 주쯤이었다. 미 정부가 9월 첫째 주까지 미국 기업과 소비자 단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제품 리스트를 만들 예정이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공청회를 마침과 동시에 관세 부과를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관세율은 10~25% 사이다. 트럼프 지시대로 되면 무역전쟁의 전면전이 3주 정도 앞당겨진다. 중국은 미국산 600억 달러에 대해 같은 세율의 관세를 예고해 놓고 있다. 무역전쟁 규모가 2600억 달러로 확대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출품 500억 달러씩에 25% 관세를 매기는 수준이었다. 무역전쟁이 36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면 최악의 경우 세계 교역 규모가 1.5%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이날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근 성장률이 둔화되자 대응 차원에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 1월보다 9% 정도 떨어졌다. 트럼프는 최근 위안화 가치 하락을 시장의 힘이 아닌 중국 정부의 관리 탓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런 시각은 올 10월로 예정된 미 재무부의 환율 조작국 선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때 대출 등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외국 기업의 중국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수 있다. 투자는 최근 20년 새 중국의 최대 성장 엔진이었다.
 
트럼프는 또 “세계무역기구(WTO) 설립으로 이어진 무역협정(우르과이라운드)은 단일 협정 가운데 가장 나쁜 합의”라며 “WTO가 개혁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다시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WTO 탈퇴 가능성을 입에 올렸다. 트럼프가 원하는 WTO 개혁은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중국의 국유기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규정 등을 신설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이 전해진 직후 뉴욕 다우지수의 하락폭이 커졌다. 전날보다 0.53% 하락한 2만5986.92로 거래를 마쳤다. 또 하루 뒤인 31일 상하이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0.5% 정도 떨어졌다. 반면에 서울의 코스피는 0.67% 올라 2322.88로 마감됐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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