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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습관의 연속 … 명상은 나쁜 습관을 바꾸는 출발점

배영대의 명상만리
물리학자와 명상음악 작곡가의 ‘토크 콘서트’가 지난달 19일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통역자 조원희, 미나스 카파토스 박사, 명상음악 그룹 ‘케렌시아’ 멤버인 박종화·김용재·이치훈. [사진 이정환]

물리학자와 명상음악 작곡가의 ‘토크 콘서트’가 지난달 19일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통역자 조원희, 미나스 카파토스 박사, 명상음악 그룹 ‘케렌시아’ 멤버인 박종화·김용재·이치훈. [사진 이정환]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길 원한다.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카페에서 느긋한 저녁 시간을 보내거나, 따로 휴가를 내 여행을 떠나곤 한다. 나만의 안식처를 ‘케렌시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페인 투우 용어다. 격렬한 전투를 끝낸 소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 인생의 한 장면을 닮았다.
 
케렌시아는 명상과도 비슷해 보인다. 지치고 힘들 때 케렌시아를 찾듯이,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숨을 돌리며 명상을 한다. 끝없이 앞으로 달려가기만 할 수는 없다. 정신적·육체적 피로는 멈춰야 풀린다. 케렌시아와 명상은 멈춤의 다른 말이다.
 
케렌시아라는 이름을 가진 ‘명상 음악’ 그룹이 있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 출신 선후배 3명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다. 자신들이 만든 음악이 청중들에게 일종의 케렌시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곡을 한다고 했다. 최근 2집 앨범을 냈다.
 
◆독특한 이력의 ‘명상 음악’ 그룹=이들의 이력이 독특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이치훈(31) 씨는 고교 때부터 클래식과 대중음악 작사·작곡 활동을 병행해왔고, 기획사 ‘뉴아더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김용재(27) 씨는 음대 졸업 후 종교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소리가 인간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이 두 사람이 2년 동안 함께 ‘명상 음악’ 작업을 해왔다. 여기에 올해 1월 박종화(24) 씨가 합류하며 공동 사업체로 발돋움했다. 공과대학원 전기정보공학과에 재학중이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학생연구원이기도 한 박종화씨가  케렌시아의 대표를 맡았다. 셋 다 각기 자기 학번 내에서 ‘튀는 캐릭터’였지만 학창시절에는 서로 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음대 1학년 때부터 ‘딴따라’라고 손가락질을 받았는데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하다 힘들게 졸업을 했습니다.”(이치훈)
 
“현대음악은 복잡하고 어려워야 한다는 식의 학교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열등감을 느끼며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죠.”(김용재)
 
“인간의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에 관심이 많아 콘서트에 가도 음악보다 사람들 반응을 감상하곤 했습니다.”(박종화)
 
음악을 포기하려는 용재 씨의 손을 잡은 것은 명상을 7~8년 해온 치훈 씨였다. “치훈이 형이  어느날 ‘명상 음악’ 한번 해보자고 해서, 초등학생 같은 느낌의 단순한 피아노곡을 써봤습니다. 음악을 그만두기로 했으니까 이것저것 눈치 볼 것 없이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쉽고 반복적인 음악을 작곡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어 이거 좋다’고 인정해주는 겁니다. ‘이런 음악을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음악에 대한 신뢰를 찾은 것 같아요.”(김용재)
 
음대 시절의 답답했던 마음도 녹아내렸다고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답답한 게 없어진 것이다.
 
“학교에선 영감으로 작곡하면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수학 같은 음악이론을 적용해 화성과 멜로디를 구성하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교육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대중음악과 명상음악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 둘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이치훈)
 
“저희들은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좀 일찍 찾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더 이상 배우지 않고 스스로 찾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대중과 함께 만들어갈 예정입니다.”(박종화)
 
◆물리학과 명상=명상은 새로운 삶의 시작인 것 같다. 지난 8월 24일 오후 서울 양재의숲 근처 aT센터에서 열린 ‘명상힐링 박람회’. 케렌시아 그룹을 이곳에서 만났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채프먼대학에서 우주물리학을 가르치는 미나스  카파토스 교수와 함께 명상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 선릉로 ‘최인아책방’에서도 같은 형식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명상 전문가이기도 한 카파토스는 강연을 하고, 케렌시아  그룹은 공연을 했다. 카파토스는 인도 출신의 저명한 명상가 디팩  초프라와 함께 『You Are the Universe』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카파토스 박사는 ‘시간의 본성’을 이야기했다. 시간은 물리학의 주요 테마다. 이날은 시간이 명상의 주제였다. 많은 이들이 시간에 늘 쫓기며 살아간다. 우리는 시간을 멈출 수 없다. 그러면서 계속 젊어지고 싶어 한다. 늙기 싫고 죽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은 계속 흘러 언젠가 모두 죽는다. 시간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자. 카파토스는 “우리 삶은 우리의 습관”이라고 말했다. 시간을 구성하는 것은 습관이다. 습관이 우리의 삶의 시간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는 얘기다. 습관에는 책임이 따른다. 습관으로 점철되는 시간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은 그 습관의 주인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명상힐링박람회. 미나스 카파토스 박사와 케렌시아 그룹의 명상 토크 콘서트가 두 번째로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린 명상힐링박람회. 미나스 카파토스 박사와 케렌시아 그룹의 명상 토크 콘서트가 두 번째로 열렸다. [연합뉴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좋은 습관으로 채우고 있는가, 나쁜 습관을 반복하고 있는가. 우리는 생계를 유지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돌봐야 한다. 동시에 자신의 삶을 좀 더 깊이 탐색하면서 일상의 잘못된 습관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것은 밖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짜증 내고 화를 내는 감정도 습관이 된다. 불행을 초래하는 습관을 멈추고 싶지만 뇌에 저장된 습관의 기억 장치는 잘 고쳐지지 않는다. 쉽게 바뀌면 습관이 아닐 것이다.
 
명상은 나쁜 습관을 고치는 일이다. 자신의 몸과 행위 하나하나에 주의를 집중하게 한다. 현대 명상에선 이를 ‘마음챙김’이라고 부른다. 마음챙김 명상을 전파하는 틱낫한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을 관찰하고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알아차림은 특정한 명상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피로사회와 알아차림=스트레스와 피로의 원인은 타인의 강제에 의한 것만이 아니다. 나의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다. 습관은 여러 종류가 있다. 자기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멈추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다. 성과를 내기 위한  스스로의 채찍질이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 박사는 이 같은 ‘자기 채찍’이 현대사회에서 주요 질병의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우울증, 소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과 같은 정신질환은 이 시대의 질병으로 지목된다.
 
이 시대의 질병을 극복하는 길의 하나는 자각이다. 자각의 다른 표현은 알아차림. 자각과 알아차림은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 키워드다. 어떤 사태에 대해 한번 알아차렸다고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저명한 명상가 잭 콘필드는 명상을 피아노 배우기에 비유한다. “처음에는 손가락 운동을 하지만 나중에는 이 훈련에서 비롯된 음악을 듣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이미 1억 번쯤 헤매었습니다. 이렇게 헤매는 습관이 하룻밤 사이에 바뀌기는 어렵습니다. 명상의 효과를 느끼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계속해야 합니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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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