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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T-50, 펜타곤 차기 훈련기로 채택될 가능성”

운명의 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국방부가 차기 고등 훈련기를 선정해 곧 발표한다. 제인 연감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군사 정보회사인 IHS제인스의 항공부문 대표 존 스넬러는 중앙SUNDAY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2~3주 안에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IHS제인스 항공부문 대표 스넬러
펜타곤 2~3주 안에 훈련기 선정
낙점 받으면 18조원 시장 열려
한국 무기 수출 중대한 전환점
성장 정체서 벗어날 기회될 것

미 고등 훈련기 사업은 미 공군의 낡아빠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규모만 160억 달러(약 17조9000억원)다. 국내업체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협력사로 입찰에 참여했다. 기종은 국내 공군이 쓰고 있는 T-50다. 보잉과 스웨덴 사브가 만드는 BTX-1,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와 미 레오나르도의 T-100이 입찰에 참여했다. 계약을 따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스넬러 대표는 “세 기종 가운데 하나니 확률상 3분의 1은 된다”고 농담을 했다. 이내 진중해지며 “T-50이 채택될 가능성이 꽤 된다”고 말했다. 그는 “T-50은 한국과 필리핀 등에서 채택돼 검증된 기체”라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반면 무시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같이 인터뷰에 참여한 제인스 아태지역 방위산업 분석가 조너선 그레바트는 “T-50은 원본(F-16)이 개발된 지 20여년 된 기체여서 경쟁 기종보다 오래된 스타일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작년 세계 12위 무기 수출국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T-50이 펜타곤의 낙점을 받으면 한국 무기 수출 역사상 최대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우선 KAI와 다른 국내 협력업체들이 훈련기 350대와 지상 훈련장비, 정비 시설을 펜타곤에 납품하는 데 참여한다. 펜타곤은 650대를 더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 최대 사업 규모가 1차 17조9000억원에서 38조 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 스넬러 대표는 “KAI가 록히드마틴의 협력업체로 참여하지만 미국에 T-50 수출은 한국 무기수출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의 무기 수출은 요즘 정체기를 맞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KD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위산업체의 수출 실적은 31억9000만 달러였다. 방위사업청이 세워진 2006년 이후 13배 정도 증가해 2014년에는 36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안보전문지인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가 한국 방위산업을 놓고 “글로벌 무기 비즈니스에서 빠르게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고 진단할 정도였다. 과장은 아니다. 한국은 자주포 K-9과 전차, 군함, 잠수함 등을 동남아와 터키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 가운데 하나인 노르웨이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 바람에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세계 12위 무기 수출국이 됐다. 방위산업진흥회 안상남 대외협력팀장은 “K-9 자주포가 노르웨이 혹한 환경에서 독일의 PzH2000과 경쟁해 훨씬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며 “이런 성능에도 가격은 독일산보다 훨씬 싸 노르웨이 납품 낙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러시아의 위협 놓인 폴란드 등도 K-9을 사들였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 국산 무기 수출이 주춤하다. 제인스의 분석가 그레바트는 “1차 정체 상태에 이른 듯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정치적인 요인도 정체에 한 몫했다. KDIA 안 팀장은 “법원 판결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 무죄로 드러나는 데도 방산비리 논란이 불거져 무기 수출계약이 중단되곤 한다”고 토로했다.
 
 
베트남·대만 시장도 문 두드려야
 
‘IHS마킷 제인스’ 항공부문대표 존 스넬러(왼쪽)와 조너선 그레바트 선임연구원. [신인섭 기자]

‘IHS마킷 제인스’ 항공부문대표 존 스넬러(왼쪽)와 조너선 그레바트 선임연구원. [신인섭 기자]

정치적 또는 지정학적인 요인도 무기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쿠바 등 공산권 국가엔 무기를 팔 수 없다. 또 아프리카처럼 돈이 없는 나라에 국산 무기는 너무 고가다. 반면,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엔 한국산 무기가 필요치 않다.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스넬러 대표는 “T-50의 미국 수출이 정체 상태를 벗어나 다시 점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순간에 T-50 훈련기 대미 수출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그레바트는 “T-50 수출은 한국산 무기의 명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무기 수출 50억 달러를 달성해 10대 수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수출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업그레이드된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 방산업체들이 여태껏 진출이 어렵다고 본 베트남이나 대만 시장도 문을 두드려볼 수 있을 듯하다. 베트남 시장에선 러시아제 무기가 주류다. 과거 미국과 전쟁 때 당시 소련이 적극적으로 베트남을 지원한 탓이다. 그레바트는 “최근 베트남 정부가 무기수입 다변화를 꾀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또 대만 시장도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다. 그레바트는 “미국이 대만의 잠수함 개발 사업에 동의했다”며 “한국 현대 등이 미국 우산 아래 함께 대만에 진출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최근 대만 해군에 잠수함 후보(장보고함급)에 대해 설명회를 가졌다.
 
한국의 기술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무기 수출 정체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스넬러 대표는 “마이크로 칩 기술과 무인 항공기 분야 등에서 한국이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스넬러 대표 제인스의 항공부문 리서치를 지휘하면서 제인항공연감(Jane’s All the World’s Aircraft) 발행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런던 킹스컬리지에서 안보를 공부했고, 영국 공군에서 기술장교로 근무하기도 했다. 아태지역 방산 애널리스트 그레바트는 최근 11년 동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군사와 무기 상황을 담당했다. 영국 서섹스대학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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