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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사가 냉각된 북ㆍ미 관계 해결사 역할 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특사카드를 꺼냈다.  
현 정부 들어 공식적인 대북 특사는 지난 3월 5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과 북한의 비핵화 등에 대한 해법을 가져왔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경색됐던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참가하면서 시작된 해빙 무드에 탄력을 붙이고, 남북 관계와 북ㆍ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연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특사 파견은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ㆍ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 분위기로 돌아서자 이에 대한 응급 조치인 셈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는 9월 5일 북한 평양에 특별사절단을 파견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오는 9월 5일 북한 평양에 특별사절단을 파견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한에 여러 채널이 있지만 회담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경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지도자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최근 북한이 남북대화에 소극적인 분위기여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무협의를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도자의 의중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얘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아무래도 중요한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조금 더 남북이 긴밀하게 농도 있는 회담을 위해서”라고 특사파견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특사 파견을 제안(오전 10시 30분)한 직후 북한이 이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이런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남북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해왔고 이 시점에서는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라는 판단을 내린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사가 방북할 경우 우선 5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대북특사는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13일 남북 고위급회담(4차)을 열어 9월 안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ㆍ미 관계의 중재자로 역할을 자임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경우 남북, 북ㆍ미 관계의 냉각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5일 방북하는 특사는 북ㆍ미 관계 특히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협의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도 “대북특사는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등을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를 얻는다는 것을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무산으로 한국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특사 파견 제안에 앞서 미국과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핫 라인이 아닌 특사를 파견키로 한 것은 공개적으로 미국의 뜻을 북한에 전달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누가 특사로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규모 역시 미정이다. 남북 관계의 후퇴를 막고 북ㆍ미 중재자의 역할을 할 특사로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꼽힌다. 서 원장은 냉각된 남북 관계를 돌파한 경험이 있는 데다, 현재 대북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북한과 비공개 채널을 꾸준히 유지하며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과 수 차례 만났기에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조언자인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도 거론된다. 문 특보는 탄탄하고 기발한 논리로 무장돼 있는 데다, 수시로 미국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또 북한 당국자와 접촉 경험이 많아 북한의 생리도 잘 꾀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상황실장 역시 특사 후보 중 한명이다.  
 
 
김 위원장이 특사를 직접 만날지는 미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5월 방북 때는 김 위원장을 만났지만, 7월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방 시찰을 이유로 만나지 않은 적도 있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북한 지도자들은 상대방의 보따리가 약하거나 본인이 줄 게 없을 경우 외부 인사 접견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특사가 김 위원장을 만나는지 여부가 돌파구 마련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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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