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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데이터 경제 위해 1조원 푼다…얼마나 실효성 있을까

정부가 내년 1조원을 투입해 데이터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 데이터 경제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한다. 의료기기 인허가 규제, 인터넷 은행 활성화를 위한 제한적 은산 분리 완화 행보에 이은 청와대의 세 번째 규제 혁신 방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오후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 혁신 현장 방문 행사에 참석해 데이터 경제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에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에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산업화 시대의 경부고속도로처럼 이제는 데이터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데이터의 개방ㆍ공유를 확대해 신기술ㆍ신산업, 새로운 제품ㆍ서비스를 창출해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와 타이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행정안전부ㆍ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가 이날 합동으로 발표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공공 데이터를 원시 데이터 형태로 최대한 모으고 분야별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데 800억원을 투입한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모으고(195억원), 정보 주체가 자기 정보를 직접 내려받고 타 기관 등으로 이동을 요청해 정보를 활용하는 ‘마이 데이터’ 사업(100억원)도 내년에 시범 추진할 예정이다. 중소기업ㆍ스타트업이 데이터를 구매하고 가공할 수 있는 바우처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에는 데이터 전문 인력 5만명 양성, 데이터 강소기업 100곳을 설립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정부가 올해 5800억원 규모였던 데이터 경제 활성화 예산을 내년에 1조원까지 늘린 것은 우리나라가 개인 정보 규제에 대한 인식은 높은 데 반해 데이터 활용도가 떨어지고 실제 개인 정보 보호는 취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빅데이터 활용 능력 수준은 전체 조사국 63개국 중 56위에 그친다. 국내 기업들의 빅데이터 이용률은 7.5%에 불과하다.
 
정부는 데이터 규제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차원에서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한 ‘가명 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가명 정보를 이용·제공하는 범위를 법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가명 정보란 이름ㆍ전화번호ㆍ주민등록번호를 일련번호 등으로 대체한 정보다. ‘62세 여성 김숙자’란 개인 정보를 ‘60대 김ㅇㅇ’으로 바꾸는 식이다. 가명 정보는 상업적 목적이 있는 통계 작성과 산업 연구 등에서 데이터 결합ㆍ분석이 허용된다. 익명 정보는 가명 정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처음부터 아예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든 정보를 말한다. 정부는 이 익명 정보를 개인정보 보호 대상에서 배제해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발표 안에 대해 “민간 기업들이 여러 금융 관련 데이터를 좀 더 정교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명 정보와 익명 정보 개념을 구분하는 등 구체적으로 용처까지 규정한 이유는 2016년 6월 정부가 발표한 ‘개인정보 비식별 처리 가이드라인’에 쏟아진 비판 때문이다. 정부는 당시 발표 안에서 가명 정보와 익명 정보를 구분하지 않아 비식별 정보의 무분별한 이용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처별로 행하는 개인정보 관리를 독립 기관에서 관리ㆍ감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며 “관계 부처와 국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는 “정부가 개인 정보 활용을 대폭 허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데이터 활용 용처를 극히 소수만 허용한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라며 “데이터 활용을 금지하는 경우만 열거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데이터 이용 범위 빗장을 완전히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정부가 빅데이터 센터를 100개 만들겠다고 하는데 데이터 소유권이 여러 곳으로 쪼개지면 활용도는 오히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를 소유하기보다는 기관·기업들에게 어떻게 스마트하게 데이터를 중개해주는지에 초점이 맞춰진 중국의 데이터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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