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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달린 기상청장 목숨, 이번엔 얼마나 갈까?

기자
성태원 사진 성태원
[더,오래] 성태원의 날씨이야기(28)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중앙포토]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기상청. [중앙포토]

 
지난 27일 김종석(60) 제13대 기상청장이 취임했다. 이튿날인 28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신임 인사까지 했다. 공군사관학교를 나와 30년 동안 군에서 기상 관련 업무에 종사해온 그가 대한민국 기상 총사령탑에 앉은 것이다. 개인으로선 영광이겠지만, 이제부터 고난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나라 날씨가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김 청장이 이끄는 기상청이 국민의 밑도 끝도 없는 기상정보 욕구를 이전보다 더 잘 채워줄 수 있을지 걱정돼서 하는 소리다. 항간에 “기상청장 임기는 날씨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참말이다. 이는 김 청장의 앞날을 날씨가 어떻게 대접할지 벌써 궁금해지는 이유도 된다.


2000년대 들어 기상청장 평균 재임 기간 23개월
직전 남재철(60) 청장은 취임 1년 1개월 만에 물러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 큰 기대 속에 취임했지만, 단명에 그치고 말았다. 기상학으로 유명한 영국 레딩대학 박사 출신인 그도 취임 직후 청주 물난리와 해운대 집중호우 등에 대한 부실 예보로 큰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올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과 제19호 태풍 솔릭 예보 논란이 결정타가 돼 자리를 넘겨주고 말았다는 게 다수 언론의 보도였다. 최근 6명의 차관 인사 중 정치권에서 공방이 치열한 통계청장 말고 기상청장도 문책성 경질 인사였다는 얘기가 돌았다.
 
2000년대 들어 19년 동안 모두 10명의 기상청장이 자리에 올랐다. 4대 안명환 청장(2000년 12월 29일 취임)부터 이번 13대 김종석 청장까지다. 이 기간에 재직한 9명의 기상청장 평균 재임 기간은 23개월 정도로 2년이 채 안 된다. 
 
제13대 기상청장 김종석(60)

제13대 기상청장 김종석(60)

최장수 청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11대 고윤화 청장(2013.9.26~2017.7.16/약 3년 10개월)이고, 최단명 청장은 10대 이일수 청장(2013년 3월 18일~2013년 8월 29일. 약 6개월)이었다. 그 외는 대부분 2년 전후였다. 이들은 기상청 차장, 민간 기상전문가, 환경부 고위 공무원, 기타 등 몇 갈래로 나뉘어 발탁됐다.
 
기상청은 악(惡)기상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줄이고 국민의 편안한 일상을 돕기 위해 각종 날씨 정보제공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 산하 공무원 조직이다. 중앙행정기관으로 청장은 차관급이다.
 
주요 조직은 본청 1곳, 수치모델링센터 1곳, 기상기후인재개발원 1곳, 지방기상청 6곳, 국가기상위성센터 1곳, 기상레이더센터 1곳, 국립기상과학원 1곳, 항공기상청 1곳 등이다. 현재 인원은 1336명으로 돼 있다. 이 중 예보관 숫자는 약 240명(약 18%). 이들이 전국에서 밤낮으로 돌아가며 하늘과 바다를 지켜보고 있다.
 
예보 시스템도 세계 5, 6위에 들 정도로 선진화돼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600개 이상의 지상 기상 관측망, 2010년 독자 기술로 쏘아 올린 통신해양기상전용 위성(천리안 위성=정지궤도 위성), 충북 오창의 슈퍼컴퓨터센터, 해양기상관측선(기상 1호), 지진 관측 장비 156개소, 낙뢰 관측 장비 21개소, 항공기상 관측 장비 8개소, 각종 해양 관측 장비 등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기상청은 ‘오보청’ ‘구라청’ ‘기상 중계청’ 등의 오명을 듣고 있는 게 사실이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왜 예보가 그렇게 맞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다. 특히 악기상이 많은 여름과 겨울 기상 예보만큼은 적중률이 더 높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감사원이 작년 8월 기상청의 5년간 ‘강수 예보 적중률’이 46%에 그쳤다고 지적하고 나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기상청은 ‘강수 유무 정확도’가 9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강수만큼은 예보 적중률이 대개 70~80%대인 걸로 알던 다수 국민은 “그러면 그렇지”하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5년간 강수 예보 적중률 46%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한 직원이 태풍의 예상경로를 살피고 있다. [뉴스1]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에서 한 직원이 태풍의 예상경로를 살피고 있다. [뉴스1]

 
기상청도 할 말이 많을 거다. 직원들은 고달프게 일해도 욕만 먹는 예보관을 기피한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 없어서 그렇다, 우리나라 지형이 대륙과 해양 사이에 위치한 데다 산지도 많아 예보 기본 여건부터가 안 좋다 등등. 예보 적중률 향상은 앞서가는 인프라, 경험 많은 다수의 예보관, 국민의 애정 어린 신뢰 등이 3박자를 이룰 때 가능하다. 하지만 기상청은 날씨에 특화된 전문조직이어서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의 폐쇄성도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신임 김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상 분야는 열심히 해도 본전”이란 얘기를 더는 하지 말고, 누군가는 해내야 할 기상 업무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일반 대중은 정확한 기상 정보에 목말라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의 ‘날씨이야기’ 메뉴는 “너무 맞지 않는 예보 땜에 짜증 나고 생활에 손해도 많이 본다”는 이야기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신의 영역인 날씨를 인간인 예보관이 어떻게 다 맞출 수 있겠는가. 국민의 예보 정확도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고 기다려 줄 줄 모른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요즘 대중은 욕구를 즉각 실현하길 바라는 경향이 많다. 신임 청장을 맞은 기상청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성태원 더스쿠프 객원기자 iexlov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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