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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동북아 허브공항이라더니···환승률 추락하는 인천공항

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제2터미널이 올초 개항하면서 인천공항은 연간 7000만명 넘는 여객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중앙포토]

제2터미널이 올초 개항하면서 인천공항은 연간 7000만명 넘는 여객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중앙포토]

 17년 전인 2001년 인천 영종도에서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은 초기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러모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외형적으로는 여객터미널 한곳과 활주로 2개에서 시작해 현재는 2개의 터미널과 탑승동 한동, 그리고 활주로 3개를 갖춰 연간 7000만명이 넘는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커졌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4단계 확장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또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영업적 측면에선 2004년부터 13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에는 흑자가 1조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인천공항 전경. 앞 건물이 2터미널이고 반대편이 1터미널이다. [중앙포토]

인천공항 전경. 앞 건물이 2터미널이고 반대편이 1터미널이다. [중앙포토]

 얼마 전에는 쿠웨이트 정부가 발주한 쿠웨이트공항의 4터미널 위탁운영권도 따내 인천공항의 운영 비법을 다른 국가에 전수할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18%에서 11%로...급락하는 환승률  
 이처럼 화려한 업적을 자랑하는 인천공항이지만 속으로는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는 환승률인데요. 환승률은 인천공항 이용객 중에서 목적지를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바꿔타는, 즉 환승하는 여객의 비율을 말합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13년에 최고점인 18.7%를 기록한 뒤 하향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11.8%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는 개항 초인 2001년, 2002년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인천공항이 환승률로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인천공항이 개항을 준비하면서 내세웠던 '동북아 허브(Hub) 공항'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때문인데요. 허브공항은 주변 나라들의 공항에서 여객을 실어와서는 멀리 떨어진 다른 허브공항까지 다시 한꺼번에 실어나르는 중심 공항을 뜻합니다.  
 전문 용어로는 '허브 앤 스포크(Hub&Spoke)'라고 해서 자전거 바퀴를 이루는 살들이 중앙의 바퀴축으로 모이는 형상을 의미하는데요. 허브공항은 이 살들이 많이, 그리고 안정적으로 연결이 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환승률입니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공항은 허브공항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되는데요. 통상 20~25%를 기준으로 합니다. 
 
 또 인천공항은 화물을 주변 공항에서 모아와서는 한데 실어나르는 환적률 역시 2007년 50.1%를 기록한 이후 10여 년째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환적률은 화물 분야의 허브공항을 가늠하는 데 주요한 지표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유럽의 대표적인 허브공항 중 하나다. [중앙포토]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유럽의 대표적인 허브공항 중 하나다. [중앙포토]

 이렇게 놓고 보면 인천공항은 애초 내세웠던 허브공항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건데요. 어떤 이는 지금 인천공항 잘 나가고 있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느냐고 할겁니다. 
 
 인천공항 측도 "환승률은 떨어지고 있지만 환승객 숫자 자체는 증가하고 있으며, 취항 노선과 항공사가 늘고 있는 등 발전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또 허브공항은 이제 환승률 하나만이 아닌 여러 다양한 지표를 함께 감안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천공항, LCC 성장 덕에 승객은 늘어   
 상당 부분 맞는 말입니다. 인천공항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용객이 계속 늘고 있고, 상당한 흑자도 기록 중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얘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인천공항은 사시사철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는 공항이 됐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은 사시사철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는 공항이 됐다. [연합뉴스]

 우선 인천공항 이용객은 대부분 특정 목적지까지 환승 없이 바로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관광차 한국을 방문하거나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을 나가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인데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환승률이 떨어지는데도 공항 이용객이 늘어나는 건 최근 몇 년 간 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이 큽니다. 이들이 다양한 단거리 노선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여행 수요를 창출한 효과가 상당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수요 패턴에는 몇 가지 잠재적 위협 요소가 있습니다. 우선 앞서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서 봤듯이 국제정치·외교적 요인으로 인해 일순간에 관광객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또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우리 내부 경기가 계속 악화하거나, 주변국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할 경우 해외 관광수요 역시 적지 않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천공항 이용객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을 필두로 한 중동권 항공사, 그리고 동방항공 등 중국항공사의 초저가 공세입니다. 이들은 막대한 정부 또는 지자체 보조금을 무기로 다른 경쟁항공사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싸게 항공권을 판매해 승객을 모으고 있는데요. 
 
 중동·중국 항공사 저가 공세 큰 위협 
 이들이 모으는 승객의 상당수는 직항이 아닌 환승 수요입니다. 유럽을 갈 때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공항으로 간 뒤 그곳에서 다시 유럽행 항공기로 갈아타는 겁니다. 두바이공항은 이런 식으로 승객을 모아 다시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로 승객을 실어나르면서 환승률이 무려 5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은 초저가 공세로 환승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앙포토]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은 초저가 공세로 환승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도 위협적입니다. 저가공세를 통해 중국 내 대형공항으로 승객을 모은 뒤 이를 실어나르는 허브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자칫 인천공항은 허브공항은커녕 중동이나 중국 공항에 승객을 모아주는 역할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동남아의 허브를 자처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중동항공사의 공세에 밀려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네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의 환승률은 50%에 달한다.[중앙포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의 환승률은 50%에 달한다.[중앙포토]

 물론 인천공항도 그동안 환승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습니다. 2011년부터 환승 실적이 좋은 항공사를 골라 수십억 원의 인센티브를 준건데요. 그러나 그 효과는 아직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저비용항공사는 특성상 환승 수요가 적고, 대형항공사는 환승객보다 요금을 좀 더 받을 수 있는 직항 승객에 더 관심이 크기 때문입니다. 
 
 새 노선 개발 등 수요 확보 노력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초부터 인천공항이 동북아의 허브가 되기에는 지정학적 위치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일본,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에 쟁쟁한 경쟁공항이 워낙 많은 탓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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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어두운 얘기로 잘 나가고 있는 인천공항의 앞길에 재를 뿌리려는 건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환승률 등 여러 요인을 봤을 때 인천공항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걸 짚어보고자 하는 겁니다. 
 
 항공사와 협력해 보다 다양한 노선 개발 등을 통해 이용객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비싼 임대료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는 현재의 구조도 바꿀 필요가 있는데요. 비싼 임대료는 결국 비싼 음식값과 물건 가격으로 이어져 이용객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관문인 인천공항이 앞으로도 여러 위협 요인들을 잘 헤쳐나가 더 큰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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