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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수영 못해도 괜찮다? 500 →50m 체력평가 완화 논란

해양경찰의 체력평가 항목 중 하나인 바다수영 평가에 참여한 직원들이 전북 군산시 비응항 인근 앞바다에서 50~100m 수영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해양경찰의 체력평가 항목 중 하나인 바다수영 평가에 참여한 직원들이 전북 군산시 비응항 인근 앞바다에서 50~100m 수영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일 오후 전북 군산시 비응항 인근 앞바다. 수경과 수영모를 갖춘 군산해양경찰서 직원들이 바다 위에 띄워진 흰색 레인을 따라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을 마친 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레인의 길이는 편도 50m. 수심도 성인 남성의 가슴 높이에 불과했지만 해경 직원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매년 실시하는 바다수영 체력검정 현장이다. 올해부터 평가 기준이 완화됐지만 상당수 직원들은 여전히 힘들어했다.
 
바다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해경이 직원 바다수영 체력검정 기준을 대폭 완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며 올해 신규 채용 평가 항목으로 수영평가를 도입한 것과도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매년 실시하는 직원 체력평가 종목 중 수영의 기준을 올해 최저 50m로 변경했다. 지난해까지 연령대와 무관한 단일 기준 500m에서 10분의 1까지 크게 줄인 것이다.
 
해경은 매년 한 차례 체력평가를 한다. 종목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바다수영 등 세 가지다. 과거 바다수영이 아닌 달리기가 체력평가 종목에 포함됐지만, 바다에서 주로 활동하는 임무 특성을 고려해 바다수영으로 바꿔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해경은 올해 바다수영 평가 기준을 낮췄다. 바뀐 평가 기준은 만 39세 이하는 100m, 만 40~49세 75m, 만 50세 이상 50m 등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평가에 시간제한은 없다. 말 그대로 목표 구간만 찍고 오면 되는 평가다.
 
해경 체력평가

해경 체력평가

느슨해진 기준 탓인지 올해 바다수영 평가를 치른 일부 해양경찰서의 경우 대다수 직원이 완주하고 있다. 지난달 해수욕장에서 평가를 한 완도해양경찰서 소속 123명은 전원 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해양경찰서는 평가 대상자 153명 중 150명이 완주했다. 3명은 중도 포기했다.
 
바다수영 평가는 완주·미완주·불참 등 세 가지로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수영에 자신이 없거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평가에 불참하더라도 직장을 유지하거나 승진을 하는 데 별다른 제약은 없다. 근무성적평정에서 불이익이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고령이나 계급이 높은 직원은 바다수영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점도 논란이다. 50대 이상 직원의 경우 평가가 선택 사항이다. 해양경찰서장급인 총경 계급부터는 애초에 바다수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경이 바다수영 평가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은 ‘수영을 잘 못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바다수영 평가에 참여한 해경 1만5556명 중 14.8%인 2300명이 완주하지 못했다. 이 같은 지적을 피하려고 해경이 기존 500m에서 50m까지 평가 기준을 낮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반면 해경은 올해 신규 채용 평가 항목으로는 수영을 신설했다. 100m 달리기 등 5개 종목인 평가항목 중 좌우 악력, 1200m 달리기 등 2개 종목을 빼는 대신 50m 수영을 추가했다. 기존 직원 평가에는 없는 시간 제한도 뒀다. 남자 130초, 여자 150초다. 기존 직원들에게는 관대하고 신규 직원의 진입 장벽은 높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해경은 바다수영 평가 기준을 느슨하게 조정한 것은 맞지만 실제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라는 입장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적용해온 바다수영 500m는 관행처럼 적용해왔던 기준”이라며 “50m만으로도 임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 자질을 평가할 수 있다. (전문) 구조요원 채용 때도 100m만 평가한다. 그런 현실을 고려한 변경”이라고 말했다.
 
군산=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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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