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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노사정, 비정규직 통계방식 잘 바꿨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한국 스타벅스에는 독특한 인사제도가 있다. ‘리턴맘 제도’다. 육아나 자기계발, 가족 간병 때문에 직장을 떠난 전직 여성 관리자를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임용한다. 엄연한 정규직이다. 롯데나 신세계와 같은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도 2016년까지 시간선택제로 수만 명의 경력 단절 여성을 채용했다.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선진국에선 일하는 여성 상당수가 편한 시간을 선택해서 근무한다. 선진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70%에 육박하는 것은 이런 제도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0%가 채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한데 통계청은 이런 근로자를 싸잡아 ‘비정규직’으로 집계한다. 8시간 풀타임 근로자만 정규직으로 본다. ‘비정규직=나쁜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 통계가 ‘시간제=나쁜 일자리’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16년 전 통계방식을 개선하지 않아서다. 그동안 산업구조가 크게 변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직업이 생기고, 일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16년 전 지표로는 고용시장의 변화를 반영할 수 없다. 이러다 보니 비정규직 규모가 실제보다 과도하게 부풀려졌다. 노동계는 이를 빌미로 “비정규직을 남용한다”며 정부와 기업을 비난했다. 기업은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 국가 통계가 그러니 속앓이만 해야 했다. 그제 일자리위원회에서 노사정이 이런 통계상 오류를 바로잡기로 합의했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한데 이 합의를 두고 일각에서 정규직을 부풀리기 위한 시도라는 취지로 비판한다.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마사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권순원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통계청장 교체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은 안다”며 “그러나 시장 변화를 반영해 정확한 통계를 만들려는 노사정 합의에 대해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합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2월 일자리위원회에 요청해서 이뤄졌다. 경영계는 10여 년 전부터 통계 방식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려면 시간제 정규직과 같은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그러려면 인식과 통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처럼 노사정이 일자리를 위해 실질적인 합의를 이룬 데 박수를 보낸다.
 
김기찬 고용노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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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