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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이 없애자는 ‘붉은 깃발’, 국회가 걸림돌 돼서야

국회가 어제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의 합의 처리에 실패했다. 규제프리존 및 지역특구법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규제를 풀고 새로운 산업을 키우자는 내용의 법안들도 상임위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줄줄이 발목이 잡혔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규제혁신 1호 법안’이었다. 문 대통령은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행사에서 영국의 ‘적기 조례(붉은 깃발법)’에 빗대며 인터넷은행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여당의 일부 강경파 의원과 시민단체의 반대가 결국 걸림돌이 됐다.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은행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여당이 내부 반발로 당론조차 채택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여야 간의 이견 조율이 될 턱이 없다.
 
‘의료계의 붉은 깃발’이라 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 관련 규제도 끝내 풀지 못했다. 정부가 암·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제한된 유전자 치료 연구를 모든 질환에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은 규제를 풀어 적극적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만들고 있는데, 한국은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규제들은 오랫동안 논의가 이어진 해묵은 주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국회에서 8년째 말싸움만 하고 있다. 모처럼 대통령이 주도해 온 혁신성장과 규제 개혁의 드라이브가 동력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이익집단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보고 가야 한다. 과거에만 매달리면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해외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산업은 한국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 때문에 한국에서 시도조차 못한다면 일자리 창출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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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