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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민주화보상금 받아도 정신적 피해 국가배상 청구 가능”

1978년 방직 회사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시도하다가 중앙정보부의 압력으로 해고된 A씨는 이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2000년 민주화보상법이 만들어지면서 A씨는 국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10년 6월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A씨의 해고에 대해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결정했다. A씨는 이 결정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정부에서 생활지원금을 받는 데 동의한 점을 근거로 “국가와의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생활지원금은 궁핍한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지원금일 뿐 국가가 배상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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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30일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A씨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에 규정된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마저 금지하는 것은 가혹하다”라고 판단했다.
 
1980년대 국가의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보상을 청구하는 시한(3년·소멸시효)을 둔 과거사정리법 조항에 대해서도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민주화보상법과 소멸 시효에 대한 헌재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건 40여 건에 즉시 반영된다.
 
이날 헌재에 대한 또 다른 관심사는 확정판결 취소가 가능하냐는 여부였다. 2015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법원 재판을 제외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위헌이며 긴급조치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헌법소원을 냈다. 만일 이 조항에 위헌 결정이 나면 대법원 판결을 헌재가 뒤집고 ‘4심’ 재판을 할 수 있게 돼 논란이 됐다.
 
그러나 헌재 재판관 전원은 “해당 규정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도 7대2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김이수·안창호 재판관은 “대법원 재판 자체에 대해선 취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진보, 안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헌재가 내린 위헌 결론의 핵심적인 논리를 부인하는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해당 판결은 헌재의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논리를 따르지 않은 것이어서 청구인(백기완)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봐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선욱·조소희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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