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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은 갔지만 황금세대 떴다

정유라(오른쪽)김온아(가운데) 등 선수들이 경기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유라(오른쪽)김온아(가운데) 등 선수들이 경기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생순 언니’는 없지만, ‘무서운 아이’들이 있다. 젊어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폽기 체육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에 29-23으로 이겼다. 예선에서도 33-23로 중국을 꺾었던 한국은 결승까지 6전 전승을 거두며,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핸드볼은 종합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가져다준 ‘효자 종목’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선 구기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아 무대에선 적수가 없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제외하고 8번 중 7번 우승했다. 하지만 축구·야구·농구·배구 등에 밀려 대중들로부터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핸드볼인들은 자조를 섞어 ‘한데(지붕으로 덮이지 않은 바깥)볼’이란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런 핸드볼도 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의 인기 덕분이다. 2008년 개봉한 ‘우생순’은 4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임오경·오성옥·오영란·홍정호·허순영·이상은 등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은 덴마크와 승부던지기 접전 끝에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아테네올림픽을 정점으로 한국 핸드볼은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냈지만 2012 런던, 2016 리우에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SK가 회장사를 맡아 전폭적인 투자를 하면서 전용경기장도 생겼고, 실업팀도 8개로 늘었지만 대중들과의 거리는 멀다.
 
대표팀은 2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영광 재현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재정비에 나섰다. 2014 세계주니어선수권(20세 이하) 우승 주역인 골키퍼 박새영(24·경남개발공사), 센터백 송지은(22·인천시청), 이효진(22·삼척시청), 라이트백 유소정(22·SK슈가글라이더즈), 피벗 김보은(21·경남개발공사) 등이 합류했다. 16명의 선수 중 30대는 5명에 불과하고, 평균 연령은 23.6세까지 낮아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막내였던 김온아(30·SK슈가글라이더즈)가 이제는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됐다. 이계청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세대교체를 통해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연패 도전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는 시험대였다.
 
대성공이었다. 한국은 빠르고 강했다. 대회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특히 강력한 수비력을 뽐냈다. 중국과 결승전에서는 전반전 18분 동안 1점만 내줬다. 평균신장은 중국(1m77㎝)이 한국(1m72㎝)보다 더 컸지만 소용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빨랐고 본능적으로 중국 선수들이 파고드는 공간을 막아냈다. 장신 피벗 사젱웬(1m90㎝)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도 2~3명이 달려들어 막아냈다. 골키퍼 박새영은 26개의 슛 중 12개를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다.
 
한국은 장점인 스피드를 살렸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상대 수비가 정비되기 전 공격을 시도했다. 세트 플레이에선 선수 전원이 움직여 중국 측면을 파고들었다. 중국의 패스를 차단하면 어김없이 정유라(26·대구시청)에게 이어지는 속공으로 연결됐다. 정유라는 팀내 최다인 8골을 넣었다. 교체 자원도 여유 있게 가동했다.중국은 류샹메이(10점) 등 몇몇 선수에게 득점이 편중됐지만 한국은 10명의 선수가 골맛을 봤다. 전반 초반 8-1로 여유 있게 앞선 한국은 전반을 12-9로 마친 뒤 후반에도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 승리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우생순’ 신화를 이끌었던 임영철 해설위원은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았는데도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은 최근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등 한국을 추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시아에 한국의 적수는 없었다.
 
오늘의 아시안게임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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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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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