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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쿼터 면제에 철강업계 휴~

한국 철강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다시 넓어졌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적용 중인 수입할당(쿼터)에 품목별로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쿼터 한도가 차면 해당 품목은 더는 미국으로 수출할 수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아르헨티나·브라질의 철강 쿼터 및 아르헨티나의 알루미늄 쿼터에 대해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이 한국 등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의 쿼터 면제를 신청하면 미 상무부가 심사를 거쳐 승인할 수 있게 됐다. 면제 조건은 ▶미국에서 충분한 양을 생산하지 못하는 품목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한 품목으로 제한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미국 상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내 철강·알루미늄 제조업체가 공급하는 상품의 물량이나 품질이 불충분할 경우, 미국 기업은 이를 근거로 품목별 예외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 해당 품목은 쿼터 면제를 받을 수 있고, 관세 또한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철강 관세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와 주요 수출국간 갈등은 올해 초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외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미 상무부 보고서가 근거가 됐다.
 
이후 미국과 주요 수출국은 무역 협상을 벌였다. 미국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유럽연합(EU)·캐나다·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6월 1일부터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한국과는 협상 후 관세 유예를 확정했다. 한국은 관세 25%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3년간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철강 제품은 연평균 383만t이었다. 쿼터를 적용받으면서 올해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철강 제품 물량은 268만t으로 줄었다. 냉간압연 스테인리스강, 잉곳과 스테인리스강의 다른 주요 형태 등 이미 쿼터를 채운 품목도 여럿이다.
 
당초 미국은 한국·브라질·아르헨티나 등 관세 면제를 위해 쿼터를 받아들인 국가에는 품목 예외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이들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선별적으로 쿼터를 면제해주는 조처를 했다. 올 하반기 사회간접투자(SOC)를 늘릴 계획인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제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련한 예방 조치로 해석된다. 또 중국과의 무역전쟁 확전을 앞두고 철강 등 원자재 수급 안정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강관류 등 이미 쿼터를 채운 품목의 미국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예외 항목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철강 제품이 품목 예외 적용을 받을 경우 한국 철강기업은 더 많이 수출할 수 있고, 미국 수입업체도 미국 내 철강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어서 윈윈”이라면서도 “적용 대상 품목이 확정되지 않아 당장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철강기업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강관류는 아직 품목 예외 적용 신청이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강관류(201만t)는 전체 철강재(354만t)의 56.8%를 차지했다. 한국철강협회는 “봉형강류·선재 등이 미 상무부에 품목 예외 적용 신청이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면제 신청은 미국 내 기업이면 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해 품목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신청했다”며 “예외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미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심사 신청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품목 예외 적용 여부는 3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신청 요구가 많을 경우 심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박현영·문희철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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