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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95% 쓰는 이 욕설, 원뜻 알려주니···"몰랐어요"

욕설 [일러스트 김회룡]

욕설 [일러스트 김회룡]

“여러분은 ‘존X’, ‘씨X’ ‘개XX’ 등 욕설의 어원을 알고 있나요?”
 
지난 27일 인천의 한 고등학생 6명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몇 가지 욕설을 분석한 작은 보고서를 냈다. 이달 초부터 인하대 국어문화원이 개최한 ‘청소년 한글지킴이’ 활동을 하면서다. 청소년 한글지킴이는 인천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올바른 언어생활의 습관화를 유도하는 또래 구성원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욕설은 ‘존X’, ‘씨X’, ‘개XX’, ‘엄X’, ‘엿 먹어라’ 등 모두 다섯 가지다. 설문은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1명이 응답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존X’는 ‘매우’, ‘많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했다. 어원은 남성의 성기와 관련이 있다. ‘씨X’은 여성의 성기와 연관돼있다고 적었다. 
인하대 전경.

인하대 전경.

 
보고서는 또 ‘개XX’에 대해서는 ‘개-’는 가장 낮춰 표현할 때 붙이는 비속어 접두사라고 썼다. ‘엄X’은 부모를 모욕하는 내용이다. ‘엿 먹어라’의 ‘엿’은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부지불식간에 이런 단어를 얼마나 사용할까. ‘존X’의 경우 1주일에 20회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30명이나 됐다. 주 10회 이상은 28명이다. 또 ‘씨X’은 20회 이상 25명, 10회 이상 33명이다.  ‘개XX’는 각각 10명·22명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들 단어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12명, 14명, 26명에 불과했다. 일상 용어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작 이들 단어의 어원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1~2개만 안다’는 학생이 43명으로 조사됐다. ‘5개를 모두 모른다’는 학생도 7명이나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인하대 국어문화원에 따르면 청소년의 95%가 일상생활에서 비속어·욕설·은어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 중 72%의 학생들은 비속어나 욕설의 뜻도 잘 모르는 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80%가 초등학교 때부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에게 ‘욕설의 어원을 듣고 나니 어떤 감정이 드느냐’는 물음에 35명의 학생이 “전혀 몰랐다”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욕을 줄이겠다”, “욕 끊기 운동에 돌입해야겠다”고 응답했다.
욕설을 자주 사용하면서도 욕설의 어원을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하대 국어문화원]

욕설을 자주 사용하면서도 욕설의 어원을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하대 국어문화원]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인천 신현고 2학년 윤하연·김지호 학생은 “욕설의 뜻이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저급한 뜻을 가졌는지 몰랐다”며 “뜻을 안 이후에도 친구들이 계속해서 욕을 하는 것을 보면 ‘욕설이 이미 습관화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문에 참여했던 친구 중 욕설 어원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욕설 사용을 자제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친구들이 많아 뿌듯했다”며 “청소년 우리말 지킴이로서 그들의 올바른 언어습관을 유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시교육청은 지역 내 초·중·고교생 22만7445명 가운데 2023명이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474명보다 549명 늘어난 수치다. 학교 폭력 중에서는 언어폭력이 34.4%로 가장 많았다. 조사는 올 5월 한 달 동안 초·종·고교 528곳의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생을 대상으로 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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