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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2만여 꽃전구가 내뿜는 빛의 풍경화…’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 한창

지난 29일 오후 7시 제주시 조천읍. 해가 지기 시작하자 10만여㎡의 녹차밭 곳곳이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었다. 녹차밭 속으로 들어가니 꽃 모양을 한 조명 하나하나가 현란한 불빛을 뿜어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 현장 모습이다.
 
제주관광공사는 30일 “지난 한 달 동안 열린 제주라이트아트페스타 행사장에 4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24일까지 석 달간 열리는 행사에는 주중 하루 1000여 명,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1500여 명이 빛의 향연을 즐기고 있다.
 
‘빛’을 주제로 한 전시물 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영국 출신 조명예술가 브루스 먼로의 '오름'이다. 먼로는 CNN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전시 10', 세계적 패션 잡지 보그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전시'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오름은 먼로가 2014년부터 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제주에서 느꼈던 경험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제주의 작은 화산체인 오름과 거센 바람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구성했다. 
 
그는 축구장(7100㎡) 세배에 가까운 1만9800여㎡의 차밭과 언덕을 하나의 작품으로 꾸몄다. 초록·노랑·분홍·보라·주홍 등 다채로운 빛깔을 뿜어내는 2만1500여개의 꽃에는 각각 광섬유와 LED 조명이 연결돼 있다. 가느다란 투명 줄기에 꽃송이처럼 전구가 달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화려한 색감을 연출한다. ‘오름’ 아래에는 그의 다른 작품 '워터 타워'가 있다. 물통을 쌓아 올려 만든 39개의 기둥에서 은은한 빛과 음악이 흘러나오는 게 특징이다. 
 
먼로 외에도 유명 조명 예술가들의 작품이 곳곳에 설치됐다. 제이슨 크루그먼은 동굴 안에 제주 바다 성게와 산호를 닮은 작품을 만들었다. 젠 르윈은 차밭 바닥에 푸른빛을 띤 ‘더 풀’을 설치해 밤길을 밝혔다. 인근 연못에는 톰 프루인의 ‘오두막’이 관광객을 맞는다. 국내 출신 이병찬 작가는 동굴 위에 매달린 기괴한 모양의 생명체를 형상화한 ‘어반크리처’를 전시했다. 관람객이 작품 위에 올라가 뛰면서 빛과 음악을 체험하는 참여형 전시품과 모터로 공기를 불어 넣거나 빼서 빛을 내도록 만든 작품도 이색적이다. 라이트아트페스타는 행사 기간 주간행사(오전 9시~오후 5시)와 야간행사(오후 5시~오후 11시)가 열린다. 행사를 준비한 ㈜아트플레쉬 문이식 대표는 "빛과 색·음향을 동시에 체험하도록 기획된 전시를 통해 일몰 이후 관광 콘텐트가 부족한 제주의 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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