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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국정원 패킷감청'은 국민 기본권 침해한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는 30일 패킷 감청에 대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선고 모습. [중앙일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는 30일 패킷 감청에 대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선고 모습. [중앙일보]

중학교 교사였던 고 김형근(57) 씨는 2007년 4월 전북지방경찰청 수사대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휴대전화·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 수색 당했다. 국정원은 재판에서 그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패킷감청을 진행했다. 패킷감청은 인터넷 회선을 통해 한 뭉치(패킷·Packet) 단위로 나뉘어 전송되는 정보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방식으로 SNS와 통화는 물론 접속한 웹페이지 주소 목록과 로그인 정보, 위치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외부에 유출된다. 
 
이 사건 이후 김 씨는 휴대전화조차 쓰지 않고, '24시간 감시당하고 있다'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싸우다 결국 간암으로 2015년 숨졌다.
 
이러한 패킷감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0일 패킷감청을 허용한 통신비밀 보호법 5조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오늘날 메신저와 e메일, 인터넷 전화 등은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패킷감청 범위의 포괄성은 단순한 통신 감청 범위를 넘어서 범죄 수사와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제공된다"면서 "따라서 패킷감청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 범위 안에서만 사용되는지, 수사가 장기화할 경우 감청이 언제 어디서 진행됐는지 그 사실조차 알기 힘들어 개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수사기관이 수사를 행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해당 조항의 효력을 2020년 3월 31일까지만 유지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의 패킷감청 대상자였던 김형근 씨는 2011년 3월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5년간 판단을 내리지 않다가 김씨가 사망하자 2016년 2월 '청구인이 숨져 심판 청구의 이익이 없다'며 심판을 종결했다.이에 김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인터넷회선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패킷감청을 당한 문 목사가 2016년 3월 같은 취지로 헌법소원을 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조소희 기자 jo.so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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