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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청소년이 더 위험…67% 스트레스 드러내지 않아"

생명 그 소중함을 위하여⑬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중학생 A(15)군은 학교에서 성실한 학생으로 통했다. 교사들은 “A군은 무슨 일이든 책임감 있게 임하고 친구들과도 문제없이 항상 밝은 모습으로 지냈다”며 “자살할 이유가 특별히 없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유가족을 통해 분석한 A군의 심리부검 내용은 달랐다. 성적에 대한 아버지의 간섭이 심했다. A군은 숨지기 1주일 전에도 기말고사를 치르고 아버지에게 심하게 야단을 맞았다. 결국 성적 발표 이틀 전 학원에 간다고 집을 나선 A군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A군은 우울장애가 있었다. 홍현주 한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교육부 보고서를 보면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 중 67%는 A군처럼 사건 발생 전에 스트레스를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10~19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통계청의 2016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자 중 약 30%가 극단적 선택을 통해 세상을 떠났다. 국회자살예방포럼(공동대표 원혜영·주승용·김용태 의원)은 30일 '왜 자살로 내몰리나' 정책세미나를 열어 청소년 자살 대책을 논의했다.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자살예방포럼 2차세미나에서 주승용 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국회부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자살예방포럼 2차세미나에서 주승용 자살예방포럼 공동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국회부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안실련]

특히 국내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이 2013년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는 반면, 아동·청소년 자살 사망률은 2016년 4.9명으로 전년보다 0.7명(16.7%) 늘었다. 2009년~2015년 감소하다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다. 이날 세미나에서 홍 교수는 ‘청소년이 더 위험하다’의 주제 발표에서 “1995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부분은 청소년 자살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만 증가세”라며 “한국의 증가폭이 일본보다 크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 중 91%는 정신건강학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중 60%는 우울증이다. 중요한 건 이 같은 사실을 대부분 사후 ‘심리부검’을 통해 알게 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도움의 손길을 원하면서도 어른에게 쉽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란 생각 때문이다. 홍 교수는 “청소년에겐 부모와의 관계, 성적, 교우관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른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며 “청소년은 충동적 성향이 강하고, 이로 인해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극단적 행동을 실행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국 주변의 깊은 관심과 심리적 보살핌이 중요하다. 홍 교수는 "교사·부모가 청소년의 감정을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등교 거부 등 이상 증상이 조금이라도 감지될 경우엔 즉시 전문가와 상담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자살예방협회 회장)은 “청소년의 변화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결국 또래친구”라며 “학교 내 또래 지킴이를 만들어 아이들끼리 서로를 살펴 극단적 선택을 막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중앙일보·안실련·자살예방협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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