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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이 집값 올렸냐…왜 애꿎은 세입자 건드나"

“전세대출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실제 전세대출이 부동산 투기나 집을 사는데 얼마나 쓰였는지 정부가 내놓은 증거나 통계가 있습니까. 정부가 섣부른 정책으로 집값 잡는데 올인 하다가 애꿎은 전세 세입자들만 반전세나 월세로 쫓겨날 우려가 있습니다.”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얘기다. 심 교수는 “결코 고소득이라고 할 수 없는 연 7000만원을 버는 가구를 잠재적 투기 세력을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전세대출을 조이면 서민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로 몰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 대출 규제는 정부가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여겼던 고소득·다주택자가 아니라 월 300만원 정도 버는 맞벌이 부부 등 젊은 층만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빈대(투기세력)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아마추어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집값 상승을 잡겠다며 정부가 내놓은 전세 대출 규제에 젊은 층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는 물론 시중은행 창구에도 대책이 발표된 29일 오후와 30일 전세대출 규제에 대한 문의와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7000만원 넘는 맞벌이 고객들의 문의가 많다”며 “전세금 대출 연장이 되는지, 전세금 보증을 받지 못하면 다른 대출 방법은 없는지 걱정하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어제(29일) 오후부터 전세 대출을 미리 받을 수 있느냐는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소득이 7000만원을 갓 넘는 맞벌이 부부들의 상담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전세 계약 기간 만료를 앞뒀거나, 새로 전세를 알아보는 신혼부부, 재건축 등으로 이주를 해야 하는 고객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가들이 많은 PB(프라이빗 뱅킹) 센터는 관련 문의가 거의 없다고 한다. 강남의 한 은행 PB센터장은 “전세대출 규제는 사실 자산가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전세를 월세로 돌릴 기회로 보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서초구 등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높은 지역 시중은행에는 주택금융공사에 적용되는 소득 기준이 다른 보증 기관에도 적용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많다고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전셋값이 높은  지역이라 주택금융공사보다는 서울보증보험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득 기준이 다른 보증기관으로 확대되면 이 지역 전세 세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보증은 현재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실시하고 있는데, 기관에 따라 보증 한도와 요건이 다르다. 주택금융공사는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지방 3억원)인 전·월세에 한해 대출 보증을 해준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임차보증금 한도와 상관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 보증을 한다. 때문에 전세 가격이 높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을 이용하는 세입자가 많다. 그런데 강화된 소득 기준이 서울보증보험에도 적용될 경우,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강남 4구 지역 세입자들은 더는 대출 보증을 받기 어려워진다. 금융위는 우선 주택금융공사에만 대출 보증 소득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다른 보증 기관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관계자는 “어제 오후부터 서울보증보험에도 소득 기준이 적용되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대출보증을 받지 못하면 반전세나 월세로 가야 하는 세입자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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