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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국제품만 팔겠다" 징둥닷컴, 짝퉁천국 중국서 통했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살 수 있는가
인터넷 쇼핑 이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제품이 품질이 좋지 않거나 설명과는 다른 제품을 받게 되면 소비자들은 다시는 그 쇼핑몰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는 아직도 무늬만 '한국산'인 제품이 많다. 특허청은 지난해 점검 결과 총 2만여개의 게시물에서 위조 한국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품 단가를 기준으로 하면 약 45억원 어치에 달한다.
 
그런데 ‘짝퉁’이 판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진짜 한국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 있다. 바로 ‘징둥닷컴’이다.

진품이 아니면 팔지 않겠다
중국 베이징에 설치된 징둥의 광고판에는 ‘백년기업 정도성공(百年基业 正道成功)’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바른길로 성공해 백 년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류창둥(劉强東) 징둥그룹 회장의 뜻이 담긴 문구다. 류 회장이 정도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는 중국의 많은 기업가에게 합법적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서다. 그는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존중해 합법적인 성공을 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징둥그룹의 핵심 이념은 '정도성공'이다. 류창둥 회장은 합법적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이 말을 강조한다 [출처 징둥닷컴]

징둥그룹의 핵심 이념은 '정도성공'이다. 류창둥 회장은 합법적인 방식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 이 말을 강조한다 [출처 징둥닷컴]

알리바바, 아마존, 이베이와 함께 세계 4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꼽히는 징둥닷컴은 1998년 작은 도매상으로 출발했다. 당시 24세였던 류 회장은 우리나라의 용산 전자상가와 비슷한 중관춘 전자상가에 '징둥멀티미디어'를 차리고 데이터 저장 장치, 공CD 등을 판매했다. 위조 제품이 많았던 중관춘에서 징둥은 정품과 정찰제를 고집했다. 전자상가 내 작은 점포에 불과했던 징둥은 초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단골이 늘면서 5년 만에 지점이 12개로 늘어났고 연 매출도 9000만 위안(약 153억원)까지 성장했다.
 
2003년 베이징에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며 손님이 뚝 끊기자 류 회장은 인터넷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저물어가는 중관춘과 달리 전자상거래 시장은 한창 호황기였다. 온라인 판매에서 재미를 본 그는 오프라인 사업을 접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고 2004년 첫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그는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하고서도 ‘짝퉁 유통 절대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징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60%는 징둥이 직접 제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직매입 제품이다. 직매입의 경우 정품이 맞는지, 제품에 하자가 없는지 꼼꼼히 살핀 뒤 이상이 없는 제품만 사들인다. 엄격한 선별을 거친 제품만 자체 물류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판매 플랫폼만 제공하는 나머지 제품도 진품 여부를 꼼꼼히 따진다. 우선 입점 업체 자격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정품을 취급하는지, 상품 유통 과정에서 문제는 없는지 엄격하게 심사한다. 이미 입점에 성공한 업체도 수시로 진행되는 무작위 단속을 피할 수 없다. 징둥은 자체 개발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소비자 평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대응해 처리한다.
 
베이징에 위치한 징둥그룹 본사 [출처 차이나랩]

베이징에 위치한 징둥그룹 본사 [출처 차이나랩]

정품만을 취급하겠다는 자신들의 원칙을 지켜온 결과 징둥닷컴은 중국에서 ‘믿을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용자 수도 급증했다. 지난 6월 기준 징둥닷컴의 활성 이용자 수는 3억 1400만명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이 같은 징둥의 성장세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자체 구축한 물류 시스템이다.

물류 배송에 사활을 걸다
징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가 소비자 만족이다. 이를 위해 류 회장은 정품 판매와 빠르고 안전한 배송을 목표로 삼았다. 2000년대 초 중국에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확보한 물류 회사가 없었다. 수많은 소규모 회사들이 지역별로 운송을 맡았고 외진 시골은 배송이 아예 안 되기도 했다. 류 회장은 2007년 독자적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다.

당초 징둥이 물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자칫 엄청난 재고를 남기고 큰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징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재고 비용을 최소화했다. 이용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구매하는지를 분석하고 예측한 수요를 바탕으로 각 물류 창고에 상품을 배치한 것이다. 각 지역의 제품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판매량을 예측한 것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기준 징둥이 보유한 중국 내 물류센터는 500여 곳, 물류 인프라는 1160㎡에 달한다. 징둥의 물류 창고에선 사람이 아닌 로봇들이 일한다. 주문부터 화물 포장 완료, 차량 탑재까지 4분이면 충분하다. 거대한 중국 대륙을 촘촘히 잇는 물류망이 완성되며 징둥의 90% 이상의 제품을 전국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징둥의 물류 시스템은 중국 전체의 물류 원가를 70% 낮추고 물류 효율을 2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가져왔다.
 
징둥은 무인자동차와 무인기를 이용해 물류 시스템의 효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형 무인 배송 차량은 현재 베이징의 일부 대학 캠퍼스에서 서비스 중이다. 징둥의 무인 트럭 L4는 미국에서 2400시간의 시험 주행을 마쳤다. 징둥은 2020년까지 L4를 중국 주요 고속도로에 투입해 도시 간 배송 시간을 더욱 줄여갈 계획이다.

무인기 역시 이미 배송 서비스에 투입된 상태다. 장쑤성의 쑤첸(宿迁), 산시성의 시안(西安)에서 무인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기 배송 건수만 이미 2만 번을 넘어섰다. 배송 거리로 따지면 10만 km 이상이다. 2020년에는 대형 무인기로 전국 배송에도 나설 계획이다. 징둥이 개발한 대형 무인기 JDY-800는 날개 길이만 10m에 달하는 크기로 연속 1000km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화물을 840kg까지 실을 수 있으며 연속으로 1000km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징둥은 2020년까지 쓰촨(四川)성에 150곳의 드론 전용 공항을 구축해 산간벽지에도 24시간 내 배송을 할 계획이다.

경계 없는 소매를 향해
징둥이 추구하는 미래는 ‘경계 없는 소매(无界零售)’ 다. 중국 유통업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징둥이 생각하는 미래의 쇼핑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물건을 편하게 구매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AR),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TV, 냉장고, 자동차 등 실생활에서 쓰이는 모든 기기가 쇼핑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징둥은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징둥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쇼핑하는 '경계 없는 소매'를 추구한다 [출처 징둥닷컴]

징둥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쇼핑하는 '경계 없는 소매'를 추구한다 [출처 징둥닷컴]

이제 징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PC나 모바일 같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무인 편의점과 신선식품 마트 ‘세븐프레쉬’를 통해서도 쇼핑을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가격이 동일하다.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표는 전자잉크로 표기된다. 징둥 본사는 이 가격표를 직접 통제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온라인이 더 싸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공급망, 브랜드, 가격, 서비스를 모두 단일화한 셈이다.

징둥은 창립기념일을 기념해 매년 개최하는 대규모 할인행사 ‘618 전 국민 쇼핑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올해 618 쇼핑 축제에서 징둥 이용자들은 인공지능(AI) 스피커,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TV 등을 통해 징둥몰에 접속하고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징둥은 ‘미디어’ ‘하이얼’ ‘옥스’ 등 중국의 유명 가전제품과 손잡고 징둥의 쇼핑 서비스를 탑재한 전자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징둥은 마치 매장에 직접 온 것처럼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AR 거울’ 기능을 통해 거울 속 내 모습에 옷을 대본다든가 색조 화장품을 본인의 피부색과 맞춰 볼 수 있도록 했고, 상품의 원재료 구입처부터 유통 경로까지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 제품 정보 추적 시스템도 개발했다.
 
징둥의 오프라인 매장 '세븐프레시'에 입점해있는 한국 화장품 [출처 차이나랩]

징둥의 오프라인 매장 '세븐프레시'에 입점해있는 한국 화장품 [출처 차이나랩]

이제 징둥은 그간 전자상거래를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터넷 금융과 O2O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핵심 기술뿐 아니라 스마트 물류, 스마트 공급망, 스마트 고객센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정보통신기술(IT) 거인으로 불리는 텐센트가 징둥의 대주주가 되며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현재 징둥닷컴의 구매 주문 가운데 80% 이상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SNS인 QQ와 위챗은 징둥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주요 통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를 통해서만 10억 명이 넘는 소비자가 징둥을 찾고 있다. 텐센트의 서비스는 빅데이터 연구에 기반한 징둥의 소셜 마케팅을 진행하는 유용한 창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

텐센트에 이어 2016년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 월마트가 징둥과 손을 잡았다. 징둥의 온라인과 월마트의 오프라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O2O 소비자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월마트가 대주주로 있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이하오뎬(一號店)은 징둥의 자회사가 됐다.
 
징둥닷컴은 이제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 구글과 손잡으며 5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징둥의 공급망과 물류 전문성에 구글의 기술을 합쳐 차세대 소매 인프라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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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